[KS]강명구, 삼성의 강한야구를 증명하다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10.25 06: 45

"대주자만으로도 연봉값을 다 하더라".
한 구단 감독이 삼성 라이온즈의 내야수 강명구(32)를 보고 부러움 속에 한 말이다.
감독들은 모든 선수들에게 같은 역할을 바라지 않는다. 테이블 세터에게는 나가서 뛰어주길 바라고 클린업 트리오에게는 한 방, 혹은 적시타를 기대한다. 대주자에게는 잘 뛰어주기로 바란다. 그런 면에서 강명구는 자신의 역할을 가장 잘해내는 선수 중 한 명이다.

강명구는 적지 않은 나이에도 프로 선수 중 가장 역할 수행 능력이 뛰어난 대주자로 꼽힌다. 대주자 역할 만으로 1군에서 살아남고 한국시리즈 엔트리에까지 들어갔다. 지난 9월 대구 LG전에서 레다메스 리즈를 상대로 홈스틸을 시도하며 보크를 이끌어낸 것은 그가 단순히 빠르기만 한 타자는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강명구는 지난 24일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팀이 2-1로 쫓기던 7회말 무사 1루에 대주자로 들어갔다. 희생번트로 2루에 들어간 강명구는 배영섭의 내야안타 때 3루를 돈 뒤 SK의 느슨한 수비 과정을 노려 과감하게 홈으로 쇄도했다. 슬라이딩하면서 정확하게 왼손을 홈플레이트에 가져다 댄 민첩함도 그의 득점을 도왔다.
팀은 그의 쐐기 득점으로 3-1 승리를 거두며 사상 첫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맞붙은 SK를 상대로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윤성환의 5⅓이닝 비자책 호투도, 1회 터진 이승엽의 결승 투런포도 승리를 이끌었다.
올 시즌 6000만원을 받는 강명구는 올 시즌 72경기에 대부분 대주자로 출장했다. 스스로 타석에 들어서서는 10타수 1안타에 그쳤지만 대주자로 나서 15도루 16득점을 기록했다. 도루 성공률은 83%에 이른다. 한 점 한 점이 중요한 삼성 야구의 팀 컬러에서 강명구는 충분히 필요한 선수다.
야구의 기본은 잘 던지고 잘 치는 것이지만 역할이 세분화되고 기술이 발달한 요즘 프로야구에서는 수비만 잘하는 것도, 잘 뛰는 것도 능력이다. 26명의 엔트리 모두가 자신의 역할을 갖고 있다. 강명구는 자신이 왜 엔트리에 필요한지를 자신의 손과 발로 증명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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