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의 홈런포 다시 볼수 있을까.
삼성의 국민타자 이승엽(36)이 지난 24일 한국시리즈 1차전 첫 타석에 선제 투런홈런을 날려 팀의 3-1 승리를 이끌었다. 1회말 1사1루에서 SK 선발 윤희상의 3구 포크볼을 가볍게 밀어쳐 홈런을 날리자 대구구장은 열광의 도가니에 빠졌다.
대구구장을 가득메운 삼성팬들은 지난 2002년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9회말 동점 3점홈런을 날린 그때의 감동을 느끼는 듯 했다. 8년만에 복귀해 팀의 승리를 이끄는 홈런포였으니 팬들의 기쁨이야 두말나위가 없을 것이다. 삼성은 이승엽의 홈런으로 한껏 고무되어 있다.

이제부터 삼성에게 이승엽의 홈런 이후가 더욱 중요해질 듯 하다. SK 마운드에 이승엽 경계령이 떨어진 것이다. 그렇치않아도 이승엽에게는 좋은 볼을 주지 않지만 이제는 의식적으로 집중해서 볼을 던지기 시작했다. 유인구로만 상대했다.
실제로 윤희상은 두 번째 타석인 3회 2사2루에서 이승엽을 고의 볼넷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4번타자 박석민을 삼진으로 잡았다. 6회 1사후에도 고의성 짙은 볼넷으로 내보냈다. 이미 승부의 추가 넘어간 7회 2사1루에서는 직접 상대해 삼진으로 잡았다.
2~3번째 타석은 향후 SK 마운드가 이승엽을 어떻게 상대할 것인지 상징적으로 보여주었다. 결국 이승엽의 뒤를 잇는 박석민과 최형우의 역할이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도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박석민과 최형우가 좋으니까 찬스를 만들어주는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삼성은 1차전에서 이승엽의 투런홈런이 나와 이겼지만 5안타에 그쳤다. 박석민과 최형우는 몸에 맞는볼(박석민)만 1개 기록했을 뿐 7타수 무안타에 그쳤다. 두 선수의 방망이가 터지지 않는다면 이승엽의 홈런포를 더 이상 구경하기 힘들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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