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이지영, 삼성의 오래된 포수 고민 해결한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0.25 10: 14

"첫 출전인데 대단한 활약을 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의 도박이 대성공했다. 1차전 선발 포수로 전격 기용한 신예 이지영(26) 카드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이지영은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8번타자 포수로 깜짝 선발출장, 3타수 1안타에 도루 저지와 호수비까지 펼치며 공수에서 맹활약했다. 10년 넘게 안방을 지키고 있는 주전 진갑용의 후계자로서 가능성을 제대로 입증한 것이다. 
류중일 감독은 "이지영이 한국시리즈 첫 출전인데 대단한 활약을 했다. 큰 경기이기 때문에 진갑용이 나가는 게 맞았다. 도박이라는 이야기도 했다"며 "하지만 어차피 키워야 할 선수라면 이런 경기를 할수록 크게 성장할 수 있다. 이지영에게도 많은 공부가 됐을 것이다. 다음에 더 잘 하리라 믿는다"고 말했다. 

삼성은 진갑용 이후 마땅한 포수가 없다는 게 오래된 고민이었다. 2001년부터 본격적인 주전 포수로 자리 잡은 진갑용은 어느덧 만 38세로 불혹을 바라보는 나이. 그러나 그동안 마땅한 후계자가 없었다. 현재윤·이정식·채상병 등이 있었지만 어느 누구도 완벽하게 진갑용을 넘어서지 못했다. 
하지만 올해 군복무를 마치고 돌아온 이지영이 제대로 자리를 꿰차고 있다. 제물포고-경성대를 졸업하고 2008년 신고선수로 입단한 그는 강한 어깨와 날카로운 타격 솜씨로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류중일 감독은 "이지영보다 뛰어난 포수가 없으면 뽑지말라"고 주문할 정도. 올해 54경기 타율 3할4리 13타점으로 활약, 진갑용의 백업 포수로 자리를 잡았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당당히 선발 라인업에 이름올렸다. 시즌 때 배터리로 좋은 호흡을 맞춘 윤성환이 이날 선발로 나오자 중책을 맡은 것이다. 이지영은 1회 1사 1루에서 박재상의 2루 도루를 저지하고, 7회 1사 2루에서도 조인성의 백네트 쪽 얕은 뜬공을 쏜살같이 쫓아가 파울 플라이로 캐치했다. 7회 공격에서도 좌전 안타로 쐐기점의 포문을 열었다. 4회 송구 실책이 하나 있었지만 이를 만회하기에 충분한 활약이었다. 
이날 이지영과 배터리를 이룬 윤성환은 "(진)갑용이형도 베테랑이고 많은 호흡을 맞춰봤지만, (이)지영이도 나름대로 볼 배합이나 리드가 좋다. 한국시리즈에서는 처음 경기하는 것인데도 편하게 던질 수 있도록 해줬다. 특히 1회 도루를 허용했으면 많이 힘들었을텐데 그걸 잘 잡아준 덕분에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그게 나한테는 정말로 컸다"고 고마워했다. 
2차전에는 진갑용이 다시 주전 마스크를 쓸 예정. 하지만 훈련 중 입은 종아리 근육통으로 아직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이지영이 중용될 가능성이 있다. 생애 첫 한국시리즈를 통해 확실히 존재가치를 부각시키고 있는 이지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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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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