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1차전 패배는 보약, SK 이번에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0.25 10: 16

창단 후 지난 6번의 한국시리즈에서 우승 가능성은 50%. 그러나 첫 경기 승률은 16.7%에 불과하다. 원래 첫 경기를 패전으로 깔고 가던 경우가 익숙했던 팀 SK 와이번스가 2012 한국시리즈는 어떤 결과를 낳을 것인가.
SK는 지난 24일 원정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윤희상의 8이닝 3실점 완투에도 불구, 4회 이호준의 중전 적시타로 한 점을 만회하는 데 그치며 1-3으로 패했다. 2차전에서 SK는 이미 마리오 산티아고를 선발로 예정, 올 시즌 다승왕 장원삼과 대결시킨다. 마리오를 당초 예상보다 하루 앞당겨 등판시키는 SK다.
2000년 초 공중분해된 쌍방울 선수단을 승계해 창단한 SK는 지난해까지 6번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다. 조범현 감독 재임 시절이던 2003년 페넌트레이스 4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간 데 이어 지난해까지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세 번의 우승을 수확, 이제는 강팀의 품격을 확실히 갖춘 SK다.

지난해까지 6번의 한국시리즈 중 세 차례 우승으로 50%의 높은 우승 확률을 자랑한 SK지만 정작 첫 경기를 승리한 것은 지난 2010년 삼성과의 한국시리즈에서 4연승 싹쓸이로 우승했던 전례 한 번 뿐이다. 2003년 현대와 격돌했던 SK는 1차전에서 상대 에이스 정민태에게 막히며 2-3으로 패했으나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결국 최종 7차전에서 1차전 패배를 안긴 정민태에게 완봉투로 막히며 0-7 패배를 맛보았으나 준플레이오프부터 거쳤던 체력적 열세에도 충분히 분전했던 시리즈다.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에서 2연패 후 4연승이라는 첫 리버스스윕 전례를 만든 팀이 바로 SK다. 그해 1차전에서 SK는 상대 에이스 다니엘 리오스에게 완봉투 희생양이 되며 0-2로 패했고 2차전까지 3-6으로 졌으나 3차전 9-1 완승과 함께 분위기를 바꾸며 4승 2패로 창단 첫 우승에 성공했다. 2008년 두산과 다시 한 번 맞붙은 SK는 1차전 2-5로 패했으나 4연승으로 전세를 뒤집으며 2년 연속 우승에 성공했다.
주전 포수 박경완과 좌완 에이스 김광현, 필승 계투 전병두가 부상으로 낙마하며 거의 만신창이로 올라갔던 2009년 KIA와의 한국시리즈. SK는 1차전 상대 선발 아킬리노 로페즈에게 막히며 3-5로 패한 뒤 2차전도 1-2로 패하며 2패를 깔고 갔다. 그러나 안방 문학에서 2승으로 앙갚음하며 7차전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비록 7차전에서 나지완의 끝내기포로 인해 5-6패, 3승 4패로 패권을 내줬으나 충분히 분전한 시리즈였다.
지난해 김성근 감독의 사퇴 여파 및 선수들의 부상까지 겹쳐 힘겨운 한 해를 보냈던 SK는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덕 매티스-차우찬으로 이어진 삼성의 빠른 박자 투수 교체에 피격, 0-2 패배를 맛보았다. 이후 SK는 3차전 선발 송은범의 호투와 박재상, 최동수(LG)의 연이은 솔로포를 앞세워 2-1 신승을 거뒀을 뿐 시리즈 전적 1승 4패로 삼성의 우승 만끽 장면을 지켜봐야 했다.
6번 중 5번의 첫 경기 패배를 내줬으나 쉽게 상대에게 기세를 내준 시리즈는 지난해 단 한 번 뿐이었다. 특히 SK는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로 그만큼 가을 야구 DNA가 몸에 잘 새겨진 팀이다. 1차전 선발로 나선 윤희상이 비록 패하기는 했으나 경기를 끝까지 책임진 덕분에 박희수-정우람 필승 계투는 물론 최영필-이재영-엄정욱-박정배 등 우완 계투조의 휴식까지 제공했다. 마리오를 예상보다 하루 앞당겨 등판시킨다고 해도 SK가 크게 밀리지 않는 이유다.
또한 타선이 빈타로 1득점에 그치며 패배를 자초했다고는 하지만 상대 삼성도 윤희상의 구위 저하 시기에 맞춰 대량득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양 팀 타선 모두 그리 활발한 공격력을 보여주지 못한 만큼 아직은 투수전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크다. 이 경우 2차전에서는 체력 비축도에서 우위를 갖춘 SK가 승패 균형을 맞출 가능성도 꽤 있다.
굳이 1차전 패배에 대해 팬들이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는 없다. 원래 SK는 ‘깔고 가던’ 팀이니까. 첫 경기 승률 16.7%에도 우승 성공률은 50%를 자랑했던 6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 강호 SK가 이번 시리즈에서는 어떤 경기력을 보여줄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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