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MBC 단막극으로는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가능성이 높은 ‘못난이 송편’이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학교 폭력 문제를 사실적으로 그리면서 반향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 24일 방송된 ‘못난이 송편’은 당초 추석 특집 드라마로 준비됐지만 새 수목드라마 ‘보고 싶다’의 제작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수목드라마로 편성됐다.
이 드라마는 신임교사 김주희(김정화 분)가 학급내 따돌림 문제를 해결하던 과정 중 과거 학창시절 외면했던 학교 폭력의 기억을 떠올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일명 ‘땜빵’ 편성이지만 오랫동안 준비한 기획특집드라마답게 그동안 드라마에서 겉핥기로 다뤄졌던 학교 폭력 문제를 학생, 학부모, 교사 등 다양한 시각으로 탄탄하게 그리는데 성공했다. 또한 단막극 특유의 실험적인 구성과 인물의 섬세한 감정 표현으로 흥미 위주의 미니시리즈에 지친 안방극장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는 평가다.
사실 ‘못난이 송편’의 성공 이면에는 MBC가 올해 이 드라마를 제외하고 그 어떤 단막극도 내놓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KBS는 2TV를 통해 단막극을 부활시켰지만 MBC와 SBS는 특집드라마 형태로 간간히 단막극을 편성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마저도 노조의 파업으로 6개월의 시간을 소비한 MBC는 ‘못난이 송편’이 올해 첫 테이프를 끊은 단막극이 됐다.
단막극은 신예 PD와 작가들이 향후 미니시리즈와 중장편 드라마를 만들 수 있는 실력을 갖추는 실험실인 동시에 연기력을 갖춘 무명의 신인 배우들이 이름을 알릴 수 있는 유일한 기회이기도 하다. 시청자들 입장에서는 그동안의 드라마에서 만나지 못했던 실험 정신이 강한 작품을 볼 수 있는 권리이기도 하다.
이런 까닭에 MBC 내부적으로도 단막극 부활의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못난이 송편’을 연출한 이은규 PD는 지난 17일 드라마 기자간담회에서 “단막극을 부활시키고 싶지만 쉽지 않다”면서 “단막극은 드라마의 예술성과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라도 필요하다. 단막극이 가지는 긍정적인 기능이 많기 때문에 단막극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은규 PD의 말대로 ‘못난이 송편’이 단막극이 아니었다면 학교 폭력이라는 민감하지만 한번쯤 드라마에서 제대로 다뤄줄 필요가 있는 작품이 안방극장에서 볼 수 있었을지도 의문인 것. 물론 ‘못난이 송편’의 1부 시청률은 5.4%(AGB닐슨미디어리서치 집계, 전국 기준)로 낮지만 시청률을 뛰어넘은 가치가 있는 드라마로 평가받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한편 호평을 받고 있는 ‘못난이 송편’의 마지막 이야기는 25일 오후 9시 55분에 방송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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