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신욱(24, 196cm)-이근호(27, 176cm, 이상 울산) '빅 앤드 스몰' 조합이 이란전의 악몽을 털어냈다.
울산 현대는 지난 24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JAR 스타디움에서 열린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서 전반 5분 만에 선제골을 허용했지만 하피냐-김신욱-이근호의 릴레이 골에 힘입어 3-1의 짜릿한 역전승을 거뒀다.
원정서 3골을 넣고 2골 차의 승리를 거둔 울산은 결승행의 매우 유리한 고지를 선점하게 됐다. 울산은 2차전서 0-2로 패해도 원정 다득점 원칙에 따라 결승 티켓을 따낸다.

결승행의 8부 능선을 넘기까지 김신욱-이근호 공격 콤비의 활약은 눈이 부실 정도다. 이근호는 전반 중반 중앙선 부근부터 오른쪽 측면을 허문 뒤 자로 잰 듯한 크로스로 하피냐의 선제골을 도우더니 후반 중반에는 헤딩 쐐기골로 부뇨드코르의 추격 의지에 찬물을 끼얹었다. 김신욱도 김승용의 코너킥 크로스를 받아 머리로 팀의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역전승의 발판을 놨다.
비단 이날의 활약만이 아니다. 이근호(27, 3골 4도움)와 김신욱(24, 2골)은 16강전서부터 4강 1차전까지 총 4경기 동안 5골 4도움을 합작했다. 그것도 중요한 순간 순도 높은 공격포인트를 기록하며 국가대표 콤비의 위력을 발휘했다.
둘은 지난 17일 테헤란에서 열린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서 나란히 선발 출격했지만 0-1 패배의 쓴맛을 맛봤다.
김신욱은 풀타임, 이근호는 후반 24분까지 활약했지만 이란 원정 사상 첫 승리를 이끌지 못했다. 김신욱은 위에서 고군분투했고, 이근호는 아래에서 종횡무진 그라운드를 누볐다. 하지만 결국 이란의 골망을 흔들지 못하며 패배의 멍에를 썼다.
둘은 이란전의 무득점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른 데다가 사우디아라비아-이란-우즈벡을 오가는 살인 일정에 심신이 지칠 만도 했다. 하지만 부뇨드코르전서 전혀 지친 기색을 보이지 않고 당당히 승리의 주역이 됐다.
이번 활약으로 지난 이란전 패배의 아픔을 털었다. 이제 남은 것은 오는 31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벌이는 2차전이다.
김신욱-이근호 빅 앤드 스몰 조합이 일주일 여 앞으로 다가온 명운의 경기서 훨훨 날아오를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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