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W 리포트/DAY 3②] 여자의 마음 속 ‘팔색조’ 이미지들
OSEN 이예은 기자
발행 2012.10.25 14: 54

열 길 물 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말이 있다. 특히 여자들의 마음이란 자신도 모를 만큼 시시각각 변하는데, 그런 만큼 같은 사람이라도 옷을 다른 스타일로 입을 때가 있다. 옷은 사람의 내면을 반영하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24일 서울 서교동 자이갤러리에서  펼쳐진 서울패션위크 셋째날 제너레이션 넥스트 쇼의 4가지 여성복 무대는 마치 여자의 마음 속에 있는 각양각색의 ‘워너비’를 펼쳐 보여주는 듯한 느낌이었다.
깨끗하고 단아한 ‘천상 여자’에서부터 재기발랄하고 톡톡 튀는 고무공 같은 소녀까지. 한 번쯤 돼 보고 싶은 다양한 여성상을 만날 수 있었다.

▲조주연-JO5
 
이날의 첫 무대인 디자이너 조주연의 ‘JO5’는 클래식한 트렌치코트의 다양한 변주로 눈길을 끌었다.
검은색, 감색, 갈색, 베이지색 등의 차분한 컬러와 정제된 선이 특징적인 가운데, 트렌치코트 스타일의 점프수트, 민소매 원피스 등이 흥미로운 변화를 보여줬다. 트렌치코트가 상징하는 영국풍 ‘레이디’의 다양한 스타일을 보는 듯한 느낌이다.
중간중간 소녀풍의 칼라가 달린 단아한 원피스가 섞여 여성미를 한껏 발산했으며, 트렌치코트를 변형한 원피스에 야구 모자를 눌러쓴 캐주얼한 모습은 이런 가운데 신선하고 장난스러운 매력을 풍겼다.
▲구연주/최진우-J KOO
 
이날 ‘서울컬렉션’에서 한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이상봉이 나비를 주제로 한 화려한 런웨이를 선보인 가운데, 제너레이션 넥스트의 J KOO 또한 화사한 나비를 런웨이에 띄웠다. 다만, 부드럽고 나풀거리는 느낌만 주는 것이 아니라, 강렬한 블랙과 나비의 원색 대조가 눈길을 사로잡는 파워풀한 무대였다.
거의 대부분의 의상에 블랙의 톱니 문양 위에 나비가 앉은 문양의 옷감이 쓰였으며, 이는 머리띠나 백, 슈즈, 스타킹에까지 통일감 있게 쓰였다.
몸의 라인을 확실히 드러내는 타이트한 미니드레스가 많아, ‘나비’라는 주제가 주는 서정성과 함께 당당하고 활기찬 젊은 여성의 생동감이 강조됐다. 주조를 이룬 나비 원단은 은근히 북미 인디언의 전통 의상처럼 에스닉한 분위기를 풍겨 더욱 독특했다.
▲이지연-Jarret
 
Jarret의 이지연 디자이너는 무채색의 잔잔함을 바탕으로 우아하고 섬세한, 지적인 여성의 이미지를 표현했다. 기본에서 벗어나지 않는 디자인 속에 원단의 자연스러운 흐름을 이용한 포인트가 돋보이는 의상들이 선보여졌다.
앞과 뒤의 스커트 길이가 달라 뒤로 갈수록 풍성한 원피스나 허리 뒤쪽의 원단이 늘어지면서 포인트가 되는 의상 등이 대표적이다. 대놓고 화려하지는 않아도 멋을 아는 2030 여성이라면 한 번쯤 색다른 파티 룩으로 꿈꿔봤을 듯한 모습들이다.
▲2 PLACEBO-김세희
 
이날의 마지막 무대는 우아함, 차분함은 잠시 벗어두고 ‘팡팡’ 튀어보자고 주장하는 듯한 2PLACEBO의 것이었다. 구명이 뚫려 속이 비쳐보이는 다양한 메쉬 소재, 이른바 ‘땡땡이’로 불리는 자잘한 도트 패턴, 펑키한 하트와 입술 모양을 과감하게 활용한 디자인이 관객을 신나게 했다.
‘플라시보 효과’에서 따왔다는 브랜드 이름처럼 ‘이렇게 입으면 우울하던 기분도 신나게 바뀐다’고 주장하는 것처럼 보이는 유쾌한 런웨이였다. 
yel@osen.co.kr 
서울패션위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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