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얼간이’, ‘응답하라’ 성공 한번 더? 조짐 좋다
OSEN 임영진 기자
발행 2012.10.25 16: 45

tvN이 내놓은 신개념 예능 프로그램 ‘세 얼간이’가 tvN ‘응답하라 1997’(이하 응답하라)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을까.
지난 7일 ‘세 얼간이’가 첫 생방송 됐다. 예능 프로그램 사상 최초로 ‘생방송’이라는 장치를 사용한 ‘세 얼간이’는 한 시간 동안 세 MC 은지원, 이수근, 김종민의 좌충우돌 동거기를 담는다. 경기도 모처에 마련된 ‘세 얼간이’ 숙소에서 이들은 시청자들과 SNS, 문자로 소통하고 갑작스럽게 야식을 만들어 먹고 경쟁 프로그램인 KBS 2TV ‘개그콘서트’를 틀어본다.
생방송 즉흥 버라이어티이기 때문에 대본도 존재하지 않는다. ‘개그콘서트’를 느긋하게 지켜보는 이수근에게 은지원은 “배신자”라고 말하고 치킨을 쏠 시간이 많지 않다며 협찬 받은 300마리 치킨을 마구 뿌려댄다. 그야말로 얼렁뚱땅이다.

그런데 자꾸 보게 된다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짜고 치는 예능에 질린 시청자들은 세 얼간이가 만드는 폭소만발 상황에서 즐거움을 찾는 것이다. ‘아, 이거 해보고 싶었는데’ 차마 하지 못했던 일들을 ‘세 얼간이’가 대신 해주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이벤트는 자장면 먹기. 가서 먹는 게 빠를까, 시켜 먹는 게 빠를까.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와 같이 예민한 문제를 세 얼간이는 주저없이 마주한다.
프로그램 관계자는 “새로운 포맷, 예능에서 전례없이 편집 없이, NG없이 가는 것을 신기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 매주 문자, SNS 글이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기 때문에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아직까지 산만해 보이는 부분이 있지만 이는 제작진도 충분히 견지하고 있는 상황으로 앞으로 보완하면서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고 자신했다.
‘세 얼간이’의 연관 검색어로 ‘응답하라’가 따라붙는 이유는 ‘세 얼간이’ 유학찬 PD와 이우정 작가가 ‘응답하라’에서 호흡을 맞춘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응답하라’에서 은지원이 맡았던 도학찬 캐릭터와 유학찬 PD의 이름이 같다는 점이 큰 힌트가 된다. 또 ‘응답하라’ 신원호 PD와 마찬가지로 유학찬 PD, 이우정 작가는 국민 예능 프로그램 KBS 2TV ‘해피선데이’에서 CJ E&M으로 자리를 옮겨 탄생시킨 프로그램이다.
문제는 채널 접근권. 그동안 케이블채널에서 주말 예능을 선보인 적이 없었다는 사실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세 얼간이’로의 채널 이동을 주저하게 만든다.
이들이 기대할 곳은 입소문이다. 초반 1%의 시청률로 시작해 마지막 회에서는 9%를 돌파하는 전무후무한 최대 성공을 거둔 ‘응답하라’ 역시 4주차까지는 ‘재밌다’는 입소문이 도는 시기였다. 이후 반등한 시청률은 9주차까지 그 상승세가 이어졌다.
  
세 번의 생방송을 마친 ‘세 얼간이’는 절반의 몸풀기를 마쳤다. 세 MC만으로 프로그램을 가져가는 것이 목표지만 2회에서 이시언, 서인국, 전현무가 출연, 화제성을 높였다는 점에서 고민에 빠졌다. 사실 게스트가 더해진다면 집중도와 화제성, 소재의 고갈에서 어느 정도 자유로워 질 수 있기 때문에 완전히 버리는 카드는 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 얼간이’의 지금 모습이 가장 이상적이다? 그렇지 않다. 첫 생방송을 앞두고 기자간담회에서 세 MC는 이런 이야기를 했었다. “저희도 어떻게 될지 모르겠습니다. 우선 하면서, 해보면서 조금씩 고쳐가려고 합니다. 저희가 재미있는 것들을 시청자들께서도 재미있게 봐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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