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류중일 감독, "대주자 강명구, 최고의 백업 요원"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0.25 16: 46

"평생 나간 기사보다 오늘 나간게 더 많을 것이다". 
'최고의 대주자' 삼성 내야수 강명구(32)가 특유의 빠른 발로 자신의 존재가치를 부각시켰다. 강명구는 지난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 7회무사 1루에서 대주자로 출장, 희생번트로 2루로 진루한 뒤 배영섭의 2루 방면 내야안타 때 3루를 지나 홈까지 질주하며 득점했다. 2-1에서 3-1로 달아나는 쐐기 득점이었다. 
배영섭의 2루수 왼쪽으로 흘러간 내야 안타 때 3루를 밟은 강명구는 정근우가 3루로 던지는 것을 틈타 홈으로 쇄도했다. 잠간 멈칫한 강명구는 다시 홈으로 전력질주, SK 3루수 최정의 송구와 SK 포수 조인성의 블로킹을 피해 왼손을 홈에 터치하는 절묘한 슬라이딩으로 득점을 만들어냈다. 강명구의 순간 판단과 재치 그리고 고급 슬라이딩 기술이 어우러진 플레이였다. 

25일 2차전을 앞둔 강명구는 "(배영섭의 타구가) 외야로 빠지는 줄 알았는데 아니었다. (김재걸) 3루 코치님께서 세우는 게 보였다. 하지만 너무 늦게 봤고 '죽었다' 싶은 마음으로 뛰어들어갔는데 살았다"며 웃은 뒤 "죽었다가 살아났다. 1점만 더 나면 이길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에 나도 모르게 세레머니가 커졌다"고 말했다. 
강명구로서는 8년 전 아픔을 씻는 플레이기도 했다. 강명구는 지난 2004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9차전에서 7-8로 맹추격한 8회 뼈아픈 오버런으로 2루와 3루 사이에서 아웃 당하며 찬물을 끼얹은 바 있다. 결국 삼성은 9차전 패배로 현대에 시리즈 전적 2승4패3무로 패했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이후 오랫동안 아픈 기억으로 있었는데 8년 만에 결정적인 주루 플레이로 이를 만회한 것이다. 
강명구는 "아마 평생 나간 기사보다 오늘 나간 게 더 많을 것이다. 그때 9차전에서 쇼를 했을 때에도 이 정도는 아니었다"며 웃은 뒤 "5회가 끝나면 언제든 대주자로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 한국시리즈 4승을 위해서는 최소 4득점을 해야 하지 않겠나"는 말로 남은 시리즈 활약도 다짐했다. 
삼성 류중일 감독도 "강명구는 발도 빠르지만 수비에서 내야와 외야 모두 기용할 수 있다. 수비를 전부 볼 수 있기 때문에 가치가 높다. 백업 요원으로는 최고"라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waw@osen.co.kr
대구=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