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전수행 능력도 삼성이 SK를 압도했다.
삼성은 2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8-3으로 승리, 1, 2차전을 모두 가져가며 여섯 번째 우승을 향한 질주를 이어갔다.
승부처는 3회말이었다. 삼성은 선두타자 조동찬이 SK 선발투수 마리오에게 중전안타를 쳤고 진갑용이 히트 앤드 런 사인을 받아 페이크 번트 슬래시를 수행, 좌전안타로 무사 1, 2루를 만들었다.
작전 성공과 동시에 이날 첫 번째 득점 찬스를 잡은 삼성은 곧바로 타선이 폭발했다. 배영섭이 2타점 2루타를 날리고 만루에서 최형우가 만루홈런을 폭발시켜 순식간에 6점을 뽑아 초반에 승부를 결정지었다.
삼성이 완벽하게 작전을 수행한 반면, SK는 전날 1차전에서 7회 김강민의 슬래시 실패로 1점차를 따라잡지 못하고 고개를 숙였다. 1-2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SK는 7회초 선두타자 박정권이 볼넷으로 출루하며 동점기회를 잡았지만 김강민이 히트 앤드 런 사인을 받고 감행한 슬래시가 우익수 플라이에 그쳤다.
양 팀의 한국시리즈는 지난해에 이어 마운드 싸움 양상으로 흘러갈 거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삼성과 SK 모두 두터운 마운드로 최근 몇 년 동안 페넌트레이스를 정복해왔다. 투수들의 집중력이 한층 날카로워지는 한국시리즈라는 것을 염두에 두면 연속안타를 치는 것보단 한 순간의 작전수행이 점수로 연결될 확률이 높다. 작년 한국시리즈서도 삼성은 SK의 히트 앤드 런 사인을 간파, 포수가 높은 공을 주문해 SK 주자들의 발을 묶었다. 그러면서 삼성은 5차전 평균 2점을 내주지 않으며 5번째 우승기를 꽂은 바 있다.
남은 시리즈에서 SK가 특유의 가을 DNA를 발휘해 세밀함을 회복할지, 아니면 삼성이 지금의 흐름을 이어가 서둘러 우승기를 들 것인지 지켜볼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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