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의 차이가 확연하다. 일방적인 시리즈로 흘러갈 조짐이다.
삼성과 SK의 2012 한국시리즈가 한 쪽으로 급격히 기울고 있다. 페넌트레이스 우승으로 한국시리즈에 직행한 삼성이 1~2차전을 모두 가져가며 기선제압 성공한 것이다. 역대 한국시리즈 1~2차전 승리팀의 우승 확률은 93.3%. 특히 투타에서 SK를 확실하게 압도하며 시리즈를 조기에 끝낼 페이스다. 2010~2011년에 이어 3년 연속 일방적인 시리즈가 될지도 모른다.
2010년에는 SK가 삼성을 4전 전승으로 제압했고, 2011년에는 삼성이 SK에 4승1패로 설욕했다. 2010년 삼성은 플레이오프에서 두산과 5경기 연속 1점차 혈전을 벌이며 힘을 뺐고 한국시리즈에서는 맥없이 무너졌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반대로 SK가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에서 9경기를 치른 뒤 한국시리즈 올라 삼성의 벽에 막혔다. 모두 5차전 이내에서 조기 종료됐다.

삼성은 1차전에서 3-1로 승리한 뒤 2차전에서는 8-3으로 크게 이겼다. 스코어에서 나타나듯 SK는 힘 한 번 제대로 쓰지 못했고 삼성은 탄탄한 전력으로 SK에 리드를 뺏기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시작 전만 하더라도 지난해와 달리 준플레이오프 없이 플레이오프만 거치고 올라온 SK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였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힘의 차이가 확연하게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마운드에서 삼성의 힘이 압도적이다. 18이닝 동안 4실점했지만 그 중 3점이 수비 실책에 따른 비자책점. 자책점은 1점밖에 안 된다. 팀 평균자책점 0.50. 선발 윤성환-장원삼이 11⅓이닝을 1자책점으로 막았고, 불펜은 6⅔이닝을 무실점으로 철저히 봉쇄했다. 피안타율이 1할6푼4리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삼성 투수들의 구위가 SK 타자들의 방망이를 제압하고 있다.
타격에서도 마찬가지. 1~2차전에서 삼성은 팀 타율이 2할1푼4리에 불과하지만, 득점권에서는 12타수 4안타로 타율 3할3푼3리에 볼넷 3개를 골라냈다. 여기에 상대의 기를 확실하게 꺾어 놓는 홈런도 필요할 때마다 터진다. 1차전 이승엽의 선제 결승 투런포, 2차전 최형우의 쐐기 만루 홈런포가 바로 그 대목.
SK는 1~2차전에서 선발 2명 포함 투수 5명으로 치렀다. 불펜의 필승조 박희수-정우람을 아꼈다. 그러나 방망이가 너무 터지지 않는 게 문제다. 팀 타율 1할6푼4리에 출루율은 2할2푼7리밖에 안 된다. 특히 주자있을 때 타율이 1할4푼3리로 몇 안 되는 찬스도 못 살리고 있다. 삼성의 마운드에 완벽히 막혔다.
이제 3~4차전은 SK의 홈 인천 문학구장으로 옮겨서 치러지게 된다. 삼성은 배영수와 미치 탈보트, SK는 김광현과 송은범이 선발등판할 차례. 뒤에 대기하고 있는 불펜·투수들은 두 팀 모두 탄탄하다. 하지만 찬스를 살리는 집중력과 기선제압에서 차이가 극명하다. 삼성의.힘이 SK의 전력을 압도하고 있는 것이다. 삼성 선수들 모두 "우리 투수들과 타자들이 더 세졌다. 시리즈를 빨리 끝낼 수 있을 것"이라고 장담할 정도로 자신감도 넘친다.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4차전으로 갈린 일방적인 시리즈는 모두 6차례 있었다. 5차전 이내 조기 종료된 시리즈 역시 8차례. 총 29차례 한국시리즈 중 14차례가 5차전 이내로 마감됐다. 올해도 일방적인 분위기의 한국시리즈가 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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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