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한국시리즈 1,2차전 승리의 주역은 '좌타 거포 듀오' 이승엽(36)과 최형우(29). 나란히 대포를 가동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그야말로 영양가 만점.
'맏형' 이승엽이 무력 시위의 시작을 알리는 한 방을 쏘아 올렸다. 이승엽은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SK와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3번 1루수로 선발 출장, 1회 1사 1루 상황에서 SK 선발 윤희상과 볼카운트 1B1S에서 3구째 포크볼을 받아쳐 좌월 투런 아치로 연결시켰다. 비거리 105m.
2002년 LG와의 한국시리즈 6차전 9회말 동점 스리런 이후 3636일만의 홈런이었다. 아울러 10년의 터울을 두고 한국시리즈 연타석 홈런이다. 가장 최근 포스트시즌 홈런은 2003년 10월 4일 SK와 준플레이오프 1차전이었다. 포스트시즌 통산 13번째 홈런을 터트린 이승엽은 타이론 우즈(당시 두산)와 함께 이 부문 최다 기록 타이 주인공이 됐다.

25일 경기에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최형우는 2회 1사 후 내야 땅볼로 물러났지만 3회 만루 아치를 터트리며 자신의 존재 가치를 증명했다. 2사 만루 상황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선 최형우는 SK 외국인 선발 마리오 산티아고의 4구째 체인지업(124km)을 잡아 당겨 우중간 펜스 밖으로 넘겨 버렸다. 비거리 120m.
이승엽과 최형우 모두 손맛을 만끽했다. 이제 남은 건 박석민 뿐. 정교함과 파괴력을 겸비한 박석민은 정규 시즌 타율 3할1푼2리(443타수 138안타) 23홈런 91타점 79득점으로 4번 타자의 위용을 과시했다. 박석민은 옆구리 통증 속에 훈련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했다.
방망이를 제대로 잡지 못했던 그는 20일 네 번째 자체 평가전서 4차례 타석에 들어서서 실전 감각을 조율했다. 박석민은 한국시리즈 1,2차전을 통해 타율 1할6푼7리(6타수 1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수치상 성적만 놓고 본다면 박석민의 이름값에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박석민이 옆구리 부상으로 훈련량이 부족한 것 같다. 배트 스피드가 나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렇다고 걱정할 수준은 아니다. "건강한 박석민이라면 얼마든지 제 몫을 할 것"이라는 믿음이 깔려 있기에. 이승엽, 최형우에 이어 박석민의 방망이가 터진다면 삼성의 우승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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