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번 우승의 맛을 본 여유때문일까요. 2012 팔도프로야구 한국시리즈에서 전년도 챔피언인 삼성 류중일 감독의 용병술이 단연 화제를 모으고 있습니다. 류 감독은 지난 해에 이어 올해도 맞붙은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깜짝 용병술과 치밀한 작전으로 2연승을 거두며 한국시리즈 2연패의 절반고지를 점령했습니다.
대구에서 1, 2차전 라디오 중계를 하며 경기를 지켜보았던 이용철 KBS 해설위원은 류중일 감독의 두둑한 배짱에 감탄을 했습니다. 이 위원은 “이번 시리즈를 보면서 류 감독을 다시 보게 됐다. 정말 배짱이 대단하다. 1차전 위기 상황에서 구원투수로 신예 심창민을 기용한 것은 물론이요 큰 경기 경험이 전혀 없는 이지영을 선발 포수로 출전시킨 것은 류중일 감독의 배짱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며 류 감독의 배짱이 시리즈 전적을 우위로 이끈 원동력으로 분석했습니다.
특히 이 위원은 이지영의 선발 출장을 높게 샀습니다. 이 위원은 “투수는 경험이 좀 부족해도 얼마든지 기용할 수 있다. 하지만 포수는 사정이 다르다. 경기 전체를 꾸려가는 포지션으로 베테랑 진갑용이 당연히 선발로 뛰어야하는데 류 감독은 과감하게 이지영을 기용해 성공을 거두었다. 이 점이 정말 돋보이는 장면”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지영은 감독의 기대에 부응해 투수진을 안정적으로 이끄는 등 공수에서 제몫을 다해내며 1차전 승리에 기여했습니다.

류중일 감독이 과감하게 신예들을 기용하며 미래에 대한 포석도 함께 해나갈 수 있는 바탕으로는 아무래도 충분한 준비시간 여유로 보여집니다. 그동안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페넌트레이스 1위팀이 길게 휴식을 갖는 것이 꼭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논리도 있었지만 이번 시리즈를 볼 때 경기 감각 부족보다는 충분한 휴식이 더 낫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는 느낌입니다. 삼성과 SK의 전력을 놓고 볼 때 타력면에서는 비슷하지만 투수력에서 삼성이 우위를 보이고 있습니다.
투수 전문가들에 따르면 타자들은 오래 쉬면 경기 감각이 다소 떨어질 수 있지만 투수들은 휴식이 최고의 보약이라고 진단합니다. 따라서 SK 투수진은 롯데와 플레이오프 5차전까지 치르면서 지친 기색이지만 삼성 투수진은 3주간의 달콤한 휴식을 가지면서 한국시리즈에 초점을 맞추고 준비에 만전을 기했기에 구위에서 상대를 압도하고 있다는 분석입니다.
양팀 투수들의 볼끝에서 그 차이가 확연하다고 합니다. 2차전을 예를 들면 SK 선발 마리오가 투구내용입니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4차전 등판서는 6이닝 무실점 호투로 팀승리를 이끌었지만 4일 쉬고 등판한 한국시리즈 2차전서는 구위가 떨어져 초반 대량실점으로 연결됐다는 분석입니다. 반면 마리오에 이어 구원등판한 최영필, 이재영, 박정배 등은 플레이오프에서 많이 던지지 않았던 덕분에 구위에서는 삼성 타자들에게 밀리지 않았다는 분석입니다.
이처럼 전력면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페넌트레이스 1위팀의 어드밴티지로 충분한 휴식을 가진 삼성의 류중일호가 순항하는 데는 그 이유가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류중일 감독의 두둑한 배짱에서 나오는 용병술까지 더해지니 삼성의 한국시리즈 2연패 가능성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 시점입니다.
OSEN 스포츠국장 sun@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