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2013 S/S 서울패션위크' 서울컬렉션 네 번째 날, 서로 다른 성질의 이미지가 만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했다는 점이 포인트였다.
어울릴 것같지 않았던 다른 성질의 이미지가 한데 어우러져 새로운 룩을 창출하고, 옷안에서의 공존을 통해 경계없는 아름다움으로 표현됐다. 뿐만 아니라 묘하면서도 눈길을 머무르게 하는 새로운 디자인들도 엿볼 수 있어 관객들의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날 전쟁기념관에서 진행된 서울컬렉션은 홍혜진, 정훈종, 안윤정, 최지형, 백지애, 송자인, 서영수 디자이너의 노련미와 진면목을 확인할 수 있었던 무대였다.

▲ 홍혜진(studiok), '시크+우아'

이번 홍혜진 디자이너의 컬렉션은 시크하면서도 우아함이 돋보이는 런웨이였다. 전체적으로 옷의 선을 날카롭게 표현해 시크한 이미지를 살리고 네이비, 화이트, 블랙 등 무거운 컬러를 옷에 물들여 우아함을 곁들였다.
홍 디자이너는 무겁게 표현된 디자인에는 절개와 트임, 패턴을 이용해 무거워 보이지 않게 표현함은 물론, 가볍게 표현된 디자인에는 컬러와 실루엣으로 무게감을 더해 균형을 맞춰보였다.
아울러 홍 디자이너는 트렌드를 반영한 오리지널리티를 균형 있게 살리는 여유로움을 선보였다. 남성 슈트와 여성 원피스, 투피스 등 기본적인 옷의 실루엣은 지키되, 여기에 아우트라인 테이프와 주머니를 형상화한 그래피티 등에 재밌는 디테일을 더해 트렌디하면서도 클래식한 룩을 선보였다.
▲ 정훈종(fashion story JUNG HUN JONG), '화려+심플'

정훈종 디자이너는 화려함과 심플함의 조화를 자유롭게 표현해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속이 훤히 비치는 시스루 소재와 매끈한 실루엣을 살려주는 실크가 만나 화려함을 더했다. 여기에 플라워 패턴과 수작업을 이용한 오뜨꾸뛰르적인 자수 디자인 포인트, 층으로 이루어지거나 한데 뭉쳐져 볼륨감을 표현한 러플 등이 여성의 미를 한층 더 돋보이게 했다.
특히 드레스 끝자락에 표현된 그라데이션은 네이비, 오렌지, 옐로우, 그린 등이 한데 섞여 몽환적이면서도 우아한 이미지를 표출하고 있었다. 정 디자이너의 노련함(?)이 엿보였던 순간이었다. 그러데이션을 드레스 끝자락에 주어 고의적으로 관객들의 시선을 밑으로 끌어내린듯 보였다.
시선이 자연스레 모델의 발쪽으로 향하자 화려한 상의와 상반되는 원색 컬러의 뱀피 소재로 이루어진 심플한 펌프스가 자리했다. 이 둘의 매치는 묘한 경계를 만들어 여성스러움을 더욱 돋보이게 하는 등 깔끔한 마무리로 표현돼 관객들의 환심을 샀다.
▲ 안윤정(AN YOON JUNG ANS), '클래식+트렌디'

안윤정 디자이너는 이번 시즌 블랙&화이트의 모노톤을 기본 컬러로 사용하여 클래식과 트렌디함의 조화를 절묘하게 이뤘다. 안 디자이너는 여성들이 주로 입는 투피스와 원피스 등의 변주를 다양하게 선보였다. 전체적인 컬러가 블랙이라면 칼라와 라펠 등에 화이트를 섞어 클래식하면서도 트렌디한 옷을 다채롭게 선보인 것.
옷의 디자인과 실루엣이 베이식해 클래식함이 도드라질 경우, 기하학적 패턴이 새겨진 스카프를 두르거나 불규칙적인 셔링과 드레이핑 기법으로 트렌디함을 강조했다. 또한 잘 정돈된 네크라인에 주얼리를 수놓아 우아한 여성미를 뽐내기도 했다.
이외에도 블루와 핑크가 돋보이는 옷들이 무대 위에 올랐다. 주 컬러가 블루와 핑크임에도 불구하고 클래식함은 옷 곳곳에 자리하고 있었다. 문양이 아닌 입체적인 꽃모양을 그대로 옷에 담았으며, 러플을 사용하여 옷에 우아함을 불어넣는 등 클래식과 트렌디함의 조화를 자연스럽게 녹여 관객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 최지형(JOHNNY HATES JAZZ), '활동+모던'

최지형 디자이너는 50년대 크루즈 족 알래스카 여행기를 이번 컬렉션의 콘셉트로 선정, 재해석하여 활동성과 모던함을 조합시킨 새로운 트렌드를 관객들에게 선보였다. 활동성과 모던함의 조화로 다양한 룩들이 탄생됐는데, 그중에서도 특히 기존에서 변주된 여성 슈트가 대표적으로 눈에 가장 먼저 들어왔다.
최 디자이너는 슈트에 스트라이프를 가미해 캐주얼함을 부각시키고 소매를 없앤 민소매 슈트 룩을 무대 위에 등장시켰다. 또 물감이 번진 듯한 느낌의 패턴을 이용한 댄디 룩과 소매 부위에 린넨 소재를 사용해 팔 전체가 비치는 야구점퍼 등을 런웨이에 올려 여성의 당당함을 자아냈다. 여기에 매니시한 실루엣을 더해 여유로우면서도 고급스러운 크루즈 룩을 선보였다.
아울러 빙산의 모습에서 영감을 받은 다양한 프린트와 드레스, 스커트 등에 사용된 플리츠 실루엣은 크리스탈 장식이 더해져 알래스카 자연의 아름다움을 표현했다.
▲ 백지애(BECJIE), '우아+러블리'

웨딩드레스 디자이너 백지애는 우아하면서도 사랑스러운 분위기를 담은 드레스를 가감 없이 런웨이에 올렸다. 백 디자이너는 여성적이고 고급스러운 실루엣과 디자인으로 우아함을 표현하고, 여기에 드레이핑 기법과 수공예적인 패턴을 가미해 여성의 사랑스러운 면모를 강조했다.
백 디자이너는 검정, 살색, 흰색, 자주색 등 다양한 컬러를 이용해 우아함과 사랑스러움이 돋보이는 드레스에 트렌디한 요소도 함께 녹여 관객들의 관심을 샀다. 뿐만 아니라 이번 무대는 모델 대신 총 15명의 미스코리아가 무대에 서 백 디자이너의 우아함과 러블리함이 공존하는 드레스의 품격을 더욱 높였다.
▲송자인(jain song), '스포티+로맨틱'

송자인 디자이너는 스포티함과 로맨틱이 공존하는 모던 시티룩을 콘셉트로 다양한 룩을 선보였다.
전반적으로 프렌치 블루, 레몬, 체스넛의 감각적인 컬러와 블랙 & 화이트의 시크한 컬러, 그리고 레이스 소재의 로맨틱함이 더해져 실용적이고 유니크한 '제인송'만의 룩들을 조화롭게 보여줬다. 이 날 제인송의 컬렉션에는 평소 제인송을 사랑하는 셀러브리티인 조윤희, 윤승아 애프터스쿨의 주연, 정아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제인송'은 도시의 일상에 자연의 건강함을 조화롭게 녹여내고자 하는 디자이너 송자인의 철학을 바탕으로 전개하는 브랜드로, 모던하고 심플하면서도 동시에 따뜻한 감성으로 트렌드 이상의 퀄리티를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 서영수(SEOYOUNGSOO.C), '아방가르드+캐주얼'

서영수 디자이너는 아방가르드와 캐주얼을 결합, 실생활에서도 무리없이 입어 볼수 있을 법한 옷들을 주로 선보였다. 블랙과 레드컬러를 활용해 시크하면서도 도회적 분위기를 연출했으며, 드레이핑 기법과 함께 옷을 레이어드해 몽환적이면서도 예술적 이미지를 자아냈다.
또한 대부분의 옷들은 비대칭적인 요소를 갖추고 있어 모던한 느낌까지 한눈에 볼 수 있었던 무대로 꾸며졌다. 밑단이 사선으로 처리된 옷과 앞뒤의 길이가 서로 다른 옷, 불규칙적으로 밑단을 처리한 옷들이 대표적이었다. 여기에 셔링과 러플 등의 디테일로 볼륨감을 불어넣어 세련된 룩을 과시했다.
junbeom@osen.co.kr
서울패션위크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