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이만수의 역발상, “아직 7%의 확률이 남아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0.26 16: 16

역대 한국시리즈에서 1·2차전을 모두 잡은 팀이 우승까지 내달릴 확률은 93.3%다. 절대적인 수치라고도 할 수 있다. 그러나 SK는 나머지 6.7%의 확률에 주목하고 있다. 최소한의 가능성이 남아있는 이상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SK는 대구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2차전을 모두 내줬다. “지난해보다 나을 것”이라는 자신감으로 시작했지만 삼성은 생각 이상으로 강했다. 특히 마운드의 힘이 압도적이었다.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푹 쉰 삼성 투수들은 싱싱한 어깨를 앞세워 SK 타선을 윽박질렀다. SK는 2경기에서 4점을 뽑는 데 그치며 최악의 성적표를 받아들어야 했다.
7전4선승제의 한국시리즈에서 먼저 2경기를 내줬다는 것은 절대적으로 불리한 상황이다. 게다가 삼성은 투·타 전력에서 SK에 앞서 있다고 평가받는 정규시즌 1위 팀이다. 그러나 이만수 SK 감독은 “아직 7%의 확률이나 남았다. 1%보다는 7%의 확률이 훨씬 더 높지 않나”며 역발상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26일 인천구장에서 열린 팀 자율훈련에 앞서 선수단 미팅을 소집했다. 30분가량 미팅을 가진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당부하는 7가지 사안을 편지 형식으로 정리해 읽어나갔다. “원정 1·2차전에서 졌지만 그것은 우리도 홈에서 2연승을 할 수 있다는 이야기”라며 입을 연 이 감독은 “신나게 하라. 웃으면서 하라. 자기 스윙을 하라. 2007년을 생각하라. 개인보다 팀을 생각하라”며 말을 이었다.
이 감독은 “포기하지 말라”라는 메시지로 미팅을 마무리 지었다. 그러면서 “7%”의 확률을 강조했다. 이 감독은 “어제 경기가 끝나고 인천으로 올라오는 데 지인이 삼성의 우승 확률이 93%라고 하더라. 아직 우리에게도 7%의 확률이 남아있다는 데 놀랐다”라며 의지를 다졌다.
공교롭게도 그 7%의 확률을 만든 팀이 바로 SK다. SK는 2007년 한국시리즈 당시 두산에 먼저 2연패를 하고도 내리 4경기를 쓸어 담아 창단 첫 한국시리즈 정상에 올랐다. 전에도 없었고 후에도 없는 기적을 만들어낸 경험이 있다. 이 감독도 이를 의식한 듯 “2007년 사례가 있지 않느냐. 그걸 너희들이 해냈다. 지나간 일은 잊어라”라고 선수들을 독려했다.
이 감독은 또 “내가 지금 이 자리까지 오를 수 있었던 원동력은 딱 하나다. 바로 웃음이다. 미국에서도 별명이 ‘빅 스마일’이었다”며 “나도 왜 고충이 없었겠나. 하지만 웃는 사람치고 성공 못하는 사람은 없다”며 선수들에게 가벼운 마음가짐을 주문했다.
한편 SK 선수단은 26일 문학구장에서 소집돼 자율훈련을 진행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에게 알아서 훈련하라고 지시했다. 치고 싶은 선수는 치면 되고 던지고 싶은 선수는 던지면 된다. 모든 연습은 겨울에 다 했다”라고 했다. 선수들은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리는 3차전이 낮 경기인 만큼 무리한 훈련 대신 가볍게 몸을 풀며 결전에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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