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맹타’ 정근우, “이대로는 못 끝낸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0.26 17: 11

한국시리즈 1·2차전은 삼성이 가져갔다. 그러나 선수 개개인적으로만 놓고 볼 때 가장 빛난 선수는 정근우(30·SK)였다. 그 정근우가 “이대로는 못 끝낸다”며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
플레이오프에서 맹활약을 펼치며 시리즈 MVP를 수상한 정근우는 그 활화산 같은 감을 한국시리즈에서도 이어가고 있다. 2경기에서 타율 5할7푼1리(7타수 4안타)에 1홈런 1타점 1도루를 기록했다. 팀이 1·2차전에서 올린 4득점 중 3득점이 정근우의 몫이었다. 비록 팀은 두 경기 모두 졌지만 정근우의 활약은 군계일학이었다.
보여줄 수 있는 건 다 보여준 정근우였다. 예리한 타격에 2차전에서는 솔로 홈런을 쏘아 올리며 장타력까지 과시했다. 주루에서도 빛났다. 정근우의 발이 없었다면 SK는 1차전에서 영봉패의 수모를 당할 수도 있었다. 삼성의 간담을 서늘하게 한 분투였다.

정근우는 정규시즌에서 최악의 부진을 겪었다. 타율 2할6푼6리, 8홈런 46타점 22도루 출루율 3할3푼9리의 성적표였다. 3할이 기본이었던 정근우의 성적표라고는 믿기지 않는 결과였다. 때문에 이번 포스트시즌을 앞둔 정근우의 각오는 대단했다. 옥상에서 매일 밤 200개의 스윙을 휘두르며 이를 악물었다. 그 결과는 가을잔치에서의 맹활약으로 나타났다.
26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자율훈련 중 만난 정근우는 “정규시즌 때 내가 이렇게 맞았으면 팀이 1등을 했을 것”이라고 씁쓸하게 웃으면서 “시즌 내내 이런 폼으로 치지 못했다. 마지막에라도 찾아서 다행이다”라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정근우가 밝히는 맹타의 비결은 스스로만 아는 느낌의 미세한 변화다. 정근우는 “나는 방망이를 완전히 눕혔다는 느낌을 받았는데 TV로 보니 똑같더라. 타자들의 느낌이라는 것은 자기밖에 모른다”라고 설명했다.
자신감도 드러냈다. 정근우는 “노림수도 가지고 들어가지만 감이 나쁜 편도 아니다. 2차전 첫 타석에서 초구와 2구를 그냥 바라봤는데 (장)원삼이의 공에 힘이 있더라. 그런데 그걸 쳐보고 나니 ‘나도 힘이 있다’라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정말 힘들게 찾은 타격감이다. 이대로 빨리 끝나서는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런 정근우의 맹활약에 팬들은 ‘근우 와이번스’라는 신조어를 탄생시켰다. 정근우를 칭찬하는 동시에 부진한 나머지 선수들을 탓하는 복잡한 의미가 담겨 있다. 이에 정근우는 “잘해서 그런 거니까 기분이 나쁘지는 않다”면서도 “최정은 얼마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겠나. 소리도 지르고 파이팅 하더라. (이)호준이형은 이제 해줄 거다. 좋아질 거라 믿는다. 잘할 거다. ‘역시 SK’라는 말을 듣고 싶다. 흐름상 한 번은 올라갈 것”이라고 믿음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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