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응룡 감독, "류현진, 감독 마음대로 할 수 없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0.27 06: 40

'대한민국 최고 투수' 한화 류현진(25)의 메이저리그 포스팅 신청 여부가 야구계의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류현진이 언론을 통해 다시 한 번 강력하게 메이저리그 진출의 열망을 내비치자 신임 김응룡 감독이 "류현진을 내보낼 수 없다"고 말하며 파장이 커졌다. 감독과 에이스가 충돌하는 모양새가 그려지고 있는 것이다. 
김응룡 감독은 팀의 사령탑으로서 류현진을 보내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김 감독은 "감독으로서는 보내고 싶지 않다. 15승 이상 거둘 수 있는 투수인데 류현진이 빠지면 투수가 없다. 대안이 안 나온다. 그만한 투수 어디 데려올 수 있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라는 말로 류현진 잔류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찬호의 현역 지속 여부가 불투명하고, 양훈이 군입대하게 됨에 따라 에이스 류현진의 필요성이 더 커진 건 사실이다. 
왜 유독 류현진만 포스팅 이야기가 나오는지에 대해서도 김 감독은 답답해 하는 눈치였다. 김 감독은 "오승환을 해외로 보내라는 이야기는 왜 하지 않는가. 7~8년차 선수로는 오승환도 있고, 윤석민도 있다. 왜 류현진만 가지고 이야기하는지 모르겠다"며 류현진에게 집중되는 포스팅 여부 관심에 탐탁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대한민국 최고 투수 류현진이라는 점에서 관심은 당연하다. 

물론 오승환(삼성)과 윤석민(KIA)도 해외 진출 여부가 꾸준히 거론됐다. 오승환은 올 시즌 막판 일본프로야구 오릭스 버팔로스에서 깊은 관심을 드러냈고, 윤석민은 지난해 7시즌을 마친 뒤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노렸으나 구단의 만류로 꿈을 접어야 했다. 오승환이나 윤석민 모두 FA가 되기 전에는 해외 진출이 쉽지 않다. 
오승환의 해외 진출 여부에 대해 삼성 류중일 감독은 "감독은 성적을 내야 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우리팀의 마무리투수 오승환의 해외 진출에 OK 사인을 내지 못하겠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선동렬 감독도 지난해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 구단과 함께 윤석민을 설득해 잔류시켰다. 당장 성적을 올려야 하는 감독으로서는 에이스투수를 보내기 힘든 게 일반적이다. 
김응룡 감독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당장 최하위에 맴돌고 있는 팀 재건을 위해서라면 에이스의 존재는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는 것이다. 하지만 선택권은 김 감독에게 있는 게 아니다. 김 감독은 "감독은 야구만 하는 자리다. 류현진 문제는 감독 마음대로 할 수 있는 게 아니다"며 류현진 포스팅 결정권이 구단에 있음을 강조했다. 잔류 희망을 비쳤으나 결정권은 구단에 있다. 
결국 김응룡 감독과 류현진의 대립 모양새가 된 것도 구단에서 사전 조율을 제대로 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구단에서는 류현진 포스팅시 손익을 여러 각도로 분석하고 있고, 빠른 시일 내에 문제를 매듭짓고 결정을 내릴 계획이다. 류현진 포스팅 여부의 결정권과 사태 봉합은 김응룡 감독이 아니라 한화 구단에 달려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