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손남원의 연예산책] 만능 연기자 유준상은 올해 시청률 40%를 웃도는 인기 속에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에서 자상한 남편이자 효심 가득한 아들을 연기했다. 그래서 얻은 애칭이 국민 남편이다.
말 끝마다 아내 역 김남주에게 "허니, 일루와 자석~(자신에게 안기라는 부부간 은어)"을 달콤하게 갖다부치며 애정 표현을 일삼았기 때문만은 아니다. 미국 명문대 출신의 의사로 분한 그는 자신 보다 아내를 우선하는 판타지 소설 스타일의 헌신으로 대한민국 주부와 예비 신부들의 마음을 홀딱 뺏었다. 그렇다면 그의 실생활은 과연 어떨까. 뭔가 국민남편 배우에게도 구린 뒷모습이 있는 건 아닐까
뮤지컬계의 흥행 보증수표이자 영화와 TV 드라마를 넘나들며 활약중인 유준상은 반듯한 배우로 스태프들 사이에 소문이 자자하다. 일선 제작 스태프들은 혼자 잘난 척하기 일쑤인 몇몇 톱스타들의 위선과 위악(?)에 당하기 일쑤여서, '누구 누구 인간성이 어떻드라'는 이들의 뒷담화는 대개 사실이기 마련이다. 기자들이 톱스타의 진짜 인간성을 알게되는 주요 창구 가운데 하나다. 또 하나는 바로 그 톱스타와 하루 일과를 거의 붙어다니는 로드 매니저이고.

돈에만 연연하지도 않는다. 홍상수 감독과의 오랜 인연을 보면 알수있다. 출연료 액수에 눈이 벌개서는 홍 감독 영화 때마다 다른 일정들을 빼가며 출연을 자청하기란 불가능한 일이다. 유준상은 배우로서 자신의 연기와 작품을 중요시하고, 감독 등 제작진과의 의리를 앞장서 지키는 배우다. 말은 번지르르 하지만 돈독이 잔뜩 오른데다 무명시절 자신을 열심히 보살폈던 연출자나 매니저를 헌신짝처럼 버리는 스타들을 무수히 봐야하는 기자란 직업의 관점에서 볼 때, 유준상은 천연기념물 급이다.
왜 갑자기 유준상 예찬론이냐고 묻는다면, 최근 밖에서 저리 잘하는 남자라도 혹시 안에서는 새는 바가지 아닐까 하던 의혹이 산산조각 난 까닭이다.
유준상은 차인표-신애라, 최수종-하희라, 션-정혜영 등과 함께 탤런트 아내 홍은희와 단란한 가정을 이룬 잉꼬커플로 유명하다. 화목한 가정을 TV 예능프로마다 떠들고 다니다 어느 순간 온갖 치부를 드러내며 '너 죽고 나 살자'하는 일부 연예계의 희한한 커플들과는 부류가 전혀 다른 걸로 알려져 있다.
그런 유준상의 가정생활을 살짝 엿볼수 있는 사건이 발생했으니 전모는 이렇다. 행복한 삶을 꿈꾸던 한 가족에게 닥친 예기치 못한 사건과 놀라운 기적을 그린 감동영화 '터치'(민병훈 감독)의 홍보 차 SBS '고쇼'에 출연 예정이던 유준상은 '전설의 주먹' 촬영 중 무릎 십자인대를 다치는 부상을 입었다.
영화를 찍고나면 출연료 챙기고 나서 나 몰라라 뒷짐지지 않는 배우가 또 유준상이다. 홍보 활동에도 적극적으로 돕는다. 무릎 상태가 꽤 안좋은데도 홍보 일정을 소화하려는 그를 '터치' 제작진이 오히려 만류할 정도였다는 후문이다.
이때 둘째 아들 시탈이 보호대를 찬 유준상의 무릎 위에 알록달록한 예쁜 반창고를 붙여줘 아빠를 웃게 한 사연을 홍은희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시탈이가 아빠 다친 무릎에 밴드 붙혀준다고..호오~~ 두번 해 주고…나보고도 잘 안웃던 유배우가 입이 귀에 걸렸다”는 소식과 함께 사진을 공개했고 이에 “귀엽다 ㅋㅋ” “행복한 에피소드네요. 아빠의 상처도 빨리 나아질 거 같네요” “얼른 쾌유 하시길 바랍니다” 라는 격려들이 쏟아졌다.
겉과 속이 똑같은 유준상 가족의 행복함이 솔솔 묻어나는 미담이다. 이 얘기까지 듣고는 '넝굴당' 유준상의 열연에 큰 박수를 보냈던 게 판단 미스라는 의혹이 생길 정도였다. 그는 '넝굴당'에서 그냥 자신의 사는 모습을 그대로 보여줬으니 연기는 거저 먹은 게 아니었을까 하는 우스운 생각을 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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