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서울, '명품경기' 만들어낸 양 사령탑의 전화 한통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2.10.28 07: 24

K리그 최고팀들의 대결은 말 그대로 명불허전(名不虛傳)이었다. 순위를 지키기 위해 수비축구를 펼치지 않았고 승점차를 좁히기 위해 공격본능을 숨기지 않았다. 그렇게 올 시즌 최고의 경기가 마침표를 찍었다.
전북과 서울은 2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37라운드서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많은 득점이 터진 경기는 아니었지만 맞대응을 펼치면서 치열한 경기가 이어졌다. 누가 승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최고의 모습을 선보였다.
이날 경기의 결과는 이틀전 전화통화로 이뤄졌다. 선두 다툼이 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서울 최용수 감독은 전북 이흥실 감독대행에게 전화를 걸었다. 언뜻 보면 연관이 없을 것 같은 두 감독이지만 가끔 전화 통화를 하는 사이.

물론 특별한 이야기는 없었다. 그저 주말 경기에 대해서는 그저 열심히 재미있는 경기를 하자는 이야기였다. 말 그대로 이심전심이었다. 지난 7월 열린 경기서는 치열한 승점 싸움 때문에 서울이 수비 축구를 했었다. 그러나 우승을 맞닥뜨린 상황이지만 치열한 경기를 통해 K리그의 재미를 팬들에게 보여주는 것이 더 정확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양 사령탑의 간단한 통화는 경기서 그대로 증명됐다. 득점 선두를 다투고 있는 데얀과 이동국이 치열한 모습을 보였다. 부상자가 많은 가운데서도 전북은 승리를 통해 승점 3점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기를 펼쳤다. 서울 하대성은 전 소속팀인 전북을 상대로 활발한 움직임을 선보였고 김용대는 선방을 펼쳤다.
부상자가 많은 전북은 포기하지 않았다. 측면 수비가 흔들리자 이흥실 감독대행은 어쩔 수 없이 부상중인 마철준 마저 투입했다. 어깨 부상으로 인해 제대로 뛸 수 없을 정도였지만 이를 악물도 뛰었다. 전북 관계자는 "마철준이 경기 끝난 후 고통을 호소했다. 감독님께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셨다. 마철준도 팀 상황을 알고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도 마찬가지. 갑작스럽게 교체한 이유는 부상 때문이었다. 허벅지 근육에 무리가 생겼음에도 불구하고 계속 뛰었다. 이 감독대행도 그를 바꾸고 싶지 않았지만 선수를 아끼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었다.
전반 25분 에스쿠데로의 선제골에 이어 후반 14분 이동국의 동점골이 터졌고 그 이후 치열한 맞대결은 K리그의 재미를 그대로 보여줬다. '닥공(닥치고 공격)2'와 '무공해(무조건 공격해)'의 맞대결은 K리그서 최고의 경기력을 선보이며 경기를 마쳤다.
서울은 우승을 향한 행보를 이어갔지만 전북도 아직 포기할 단계는 아니다. 7경기가 남은 가운데 서울과 전북은 한차례 더 만나게 된다. 과연 다시 한번 치열한 맞대결이 열리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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