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한화의 결정만이 남았다.
'대한민국 최고 투수' 류현진(25)의 포스팅 도전 여부가 한국시리즈보다 더 큰 관심을 받고 있다. 올해로 구단 동의하에 해외 진출이 가능한 7시즌을 채운 류현진은 꿈의 무대 메이저리그 진출을 강력하게 희망하고 있다. 그러나 김응룡 신임 감독이 류현진의 잔류 필요성을 역설하고 있다.
김응룡 감독과 류현진이 언론을 통해 각자의 위치에서 당연하게 할 수 있는 말들을 하고 있다. 구단에서는 감독과 에이스의 대립 모양을 우려하며 결정의 시기를 앞당기고 있다. 포스팅 신청 기간이 11월 이후이고 포스트시즌 기간이라는 것을 고려, 물밑에서 조용히 검토한 사안이었지만 이제는 더 이상 결정을 늦출 수 없게 됐다.

이제는 결정권을 쥔 한화가 과연 어떤 선택을 내릴 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크게는 류현진 잔류와 포스팅 허용 두 가지로 갈린다. 포스팅 허용 이후에는 최고 입찰액을 쓴 구단으로 메이저리그행을 최종 승낙하는 단계가 있다. 물론 입찰액이 기대에 못 미친다면 불가 선언을 내릴 수도 있다. 모든 선택은 한화에게 달려있다.
류현진 잔류의 가능성은 김응룡 감독과 현장의 요구라는 점에서 높은 편이다. 김응룡 감독은 "팀이 꼴찌인데 15승 이상 거둘 수 있는 투수가 빠지면 안 된다. 그만한 투수를 어디서 데려올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대안이 없다"며 류현진 잔류를 희망했다. 올해 포함 최근 4년간 3번이나 최하위에 그친 한화로서는 팀 전력상 류현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감독으로서는 당연한 요청이다.
하지만 여론이 만만치 않다. 류현진은 올해 그야말로 뼈빠지게 던졌으나 9승에 그쳤다. 최하위팀에서 최고의 피칭을 펼쳤으나 돌아온 건 '불운'이라는 꼬리표였다. 여기에 류현진이 시즌 막판부터 메이저리그에 도전 의식과 강한 열망을 표출하며 팬심이 그에게 기울었다. 다른 팀이 아니라 한화팬들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행'을 원한다는 점에서 더욱 명분이 선다.
대한민국 최고 투수이기에 최고의 무대에서 어떤 능력을 보여줄지 기대와 궁금증이 크다. 대다수 야구인들은 "투수라면 한두 살이라도 젊을 때 도전해야 하는 지금이야말로 적기"라고 입을 모은다. 최초의 메이저리거 박찬호도 "현진이가 큰 무대에서 뛴다면 개인적인 영광일 뿐 아니라 팀에도 큰 이익이 될 것이다. 한화 출신의 선수가 활약을 한다면 한양대 출신의 내가 뛰었던 것보다 더 이슈가 될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한화 구단에서도 류현진 포스팅시 손익 계산을 통해 다각적으로 면밀하게 검토 중이다. 팀 사정이 여의치 않지만, 구단을 넘어 그룹의 이미지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포스팅 기회 제공시 어느 정도의 입찰 금액을 기준을 잡는다면 실리와 명분을 모두 챙길 수 있다. 금액이 기준에 못 미칠 경우 최소한의 기회를 제공한 것으로 류현진을 잔류시킬수 있고, 기준을 넘을 경우 사상 첫 한국프로야구 출신 메이저리그 직행이라는 영광의 역사와 함께 두둑한 이적료까지 챙길 수 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류현진 잔류 가능성에 무게 두고 있는 구단으로서는 포스팅 기회 제공 자체가 큰 모험이다. 류현진에 관심있는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분명하기 때문에 입찰 금액을 어떻게 잡을지가 관건이 되는 것이다. 한화는 "이 문제가 결정이 나는 대로 바로 발표하겠다"며 정면 돌파를 선언했다. 과연 한화는 어떤 결정을 내리게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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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