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배영수 선발 등판이 의미높은 까닭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2.10.28 08: 31

'영원한 에이스' 배영수(31, 삼성)에게 한국시리즈는 큰 의미가 담겨 있다. 기쁨과 아쉬움 모두 녹아 있는 무대다.
배영수는 2001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서 데뷔 첫 승의 기쁨을 누린 뒤 2004년 현대와의 한국시리즈 4차전서 10이닝 비공식 노히트노런을 기록하고도 연장 12회 0-0 무승부 때문에 승리를 놓쳤다. 당시 그의 활약은 8년이 흐른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배영수는 2005, 2006년 삼성의 2년 연속 우승을 이끈 주역. 특히 2006년 팔꿈치 통증 속에서도 진통제 투혼을 발휘하며 2승 1세이브 1홀드(평균자책점 0.87)로 빼어난 활약을 펼쳤다.

그는 이듬해 1월 미국 LA 조브 클리닉에서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았다. 당시 배영수의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는 "지금껏 봤던 환자 가운데 가장 상태가 좋지 않았다"고 했을 만큼 통증이 심했다.
150km를 넘나들던 직구 스피드가 140km 안팎으로 떨어졌다. '이제 한 물 갔다' 또는 '과거는 과거일 뿐이다' 등 부정적인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이대로 무너질 순 없었다. 뼈를 깎는 고통을 견뎌내며 보란듯이 재기에 성공했다.
배영수는 올 시즌 26차례 등판을 통해 12승 8패(평균자책점 3.21)를 거두며 명예 회복에 성공했다. 직구 최고 148km까지 스피드건에 찍힐 만큼 구속을 끌어 올렸고 다양한 레파토리를 구사하며 더욱 노련미 넘치는 투구를 과시했다.
배영수는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모든 준비는 끝났다"고 자신감을 드러냈었다. 한국시리즈 우승과 팔꿈치를 맞바꿨던 그는 "어차피 투수의 몸은 소모품인데 아낄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팔꿈치 수술 이후 인고의 세월을 보냈던 배영수는 2009년 12패(1승)를 당하며 밑바닥까지 내려 갔었다. 각고의 노력 끝에 제 모습을 되찾은 그이기에 땀의 진실을 잘 알고 있다.
"흔히 미친 선수라고 표현하는데 그런 선수들이 더 열심히 노력한다. 나 역시 2군에 머무르며 정말 열심히 노력했었다. 깜짝 스타라는 건 없다. 남모르게 얼마나 많은 노력을 했겠냐".
현역 은퇴를 고민할 만큼 벼랑 끝에 처했던 그는 눈물겨운 노력 끝에 다시 일어섰다. 배영수에게 한국시리즈는 더욱 감회가 새로울 수 밖에 없는 무대다. 28일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등판하는 배영수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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