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위에게 사례금으로 돈 10만 원을 받아든 아버지는 자신의 이름을 속여야 했고, 악수를 청하는 것으로 자신의 조그마한 욕심을 채웠다. 딸을 위해 그동안 아무것도 해주지 못한 못난 아버지가 딸의 행복한 결혼생활을 위해 해 줄 수 있는 유일한 일이었고, 그는 그것만으로 행복해했다.
27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주말극 ‘내딸 서영이’(이하 서영이)는 삼재(천호가)가 사위 우재(이상윤)를 교통사고에서 구하고 난 뒤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날까봐 병원에서 도망치는 장면이 그려졌다. 하지만 우재는 병원에 남겨진 주소를 단서로 삼재를 찾았고, 삼재는 자신에게 사례금을 들고 찾아온 우재에게 단 돈 10만 원만 놓고 가라면서 악수를 청해 감격적인 첫 악수를 했다.
팔의 인대가 늘어난 삼재를 보고 상우(박해진)의 구박이 이어졌지만, 삼재는 그저 흐뭇하기만 했다. 사위를 구하고도 자신이 장인임을 밝히지 못했던 삼재는 우재의 예의바름에 감동했고, 딸 서영(이보영)이 그런 건실한 청년과 결혼했다는 것만으로 만족하며 잠을 이루지 못한 채 딸과 사위를 떠올렸다.

엉거주춤하며 보기 불편하게 뛰어가지만 사위를 구하기 위해 한 치의 망설임은 없었던 모습, 자신의 정체가 탄로 날까 안절부절 하면서 이리저리 피하는 모습, 무뚝뚝하게 악수를 청하면서 사위의 손을 처음 맞잡고 난 뒤 감격함을 숨기려는 아버지의 모습. 아버지의 모습과 마음을 그대로 표현한 천호진의 연기력에 시청자들의 극찬이 이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누리꾼은 방송 직후 “두 사람이 악수하는데 완정 찡했다”, “천호진 씨 정말 외모부터 얼굴 표정 하나까지 정말 연기 최고였다”, “천호진 씨 때문에 감정 이입 최고 였음. 아직도 눈물이..”, “이름 숨기는데 뭉클하더라고요”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한편, 아버지와 동생을 버리고 재벌 집에 시집간 서영 역시 아버지와 마찬가지로 지난 세월동안 두 사람을 멀리서 지켜봤던 사실이 전파를 타면서 뭉클함을 선사했다. 또한 방송 말미 서영을 위해 우재가 자신의 집에서 아버지의 제사를 지내자며 제사상을 마련,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거짓말을 서영이 어떻게 감당할 수 있을지 궁금증을 낳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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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이’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