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수현 작가가 이번에는 미혼모 얘기를 건드렸다.
지난 27일 첫 방송된 JTBC 주말 특별기획드라마 ‘무자식 상팔자’는 김수현이 일관되게 표현하고 있는 가족애가 진하게 담겨있었다. 리얼한 가족의 얘기가 그려지는 가운데 미혼모 소영(엄지원 분)이 등장, 극의 중심을 이끌 메인소재가 공개됐다.
지방 법원 판사로 일하는 집안의 자랑거리 소영은 엄마 지애(김해숙 분)에게 대기(성준 분) 부부 환영회에 못 간다고 전했다. 그러나 이는 소영이 가족에게 알리지 않고 미혼모로 살아갔기 때문에 집에 갈 수 없었던 것. 미혼모라는 사실을 비밀로 하고 지내던 소영은 쇼핑센터 화장실에서 숙모 새롬과 마주쳤다. 새롬(견미리 분)은 조카 소영을 보고 반가워하며 같이 나가려고 했지만 소영은 비밀로 해달라고 당부했다.

소영은 화장실에서 나갔고 이를 보고 새롬은 소영을 따라갔다. 소영은 계속해서 못 본 척해달라고 했고 급하게 쇼핑센터를 떠났다. 집에 돌아온 소영은 혼자 물만두를 먹으며 슬픔에 잠겼다. 그러나 소영은 마냥 슬픔에 잠겨있을 수만은 없었고 자신과 아기를 위해 요가를 하는 등 열심히 운동했다.
첫 회에서 그려진 미혼모의 모습은 우리가 보통 생각하고 있는 모습 그대로를 보여줬다. 소영은 가족에게 임신했다는 사실을 알리지 못하고 주변에서 도움을 받지 못한 채 혼자 출산준비를 해야 했다.
김수현은 줄곧 사회적 소수자의 얘기를 극의 전면에 내세웠다. 드라마 ‘부모님 전상서’에서는 자폐 아동을, ‘인생은 아름다워’에서는 동성애자를 소재로 등장시켜 대중이 자연스럽게 사회적 소수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만드는 힘을 보여줬다.
이번에 김수현이 던진 화두는 미혼모다. 자폐아, 동성애자와 같이 사회적 소수자로 분류되는 미혼모는 사회와 가정에서 소외받고 어렵게 살아가는 존재. 특히 극 중 소영은 엄친아로 불리는 캐릭터로, 완벽한 여성이 미혼모가 됐다는 설정은 스토리를 강화시키며 시청자들의 시선을 끄는 힘을 갖는다.
김수현이 수면 위로 꺼낸 미혼모 소영이 가족과 부딪히는 과정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어떤 시선을 제시하고 미혼모의 존재와 인권이 공론화될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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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무자식 상팔자’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