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3] 임훈의 명품 푸시 번트 '역전 신호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0.28 17: 35

좌완 계투가 마운드에 있던 만큼 좌타자의 오른손 대타 교체 가능성도 있었다. 그러나 예정대로 타석에 들어섰고 그는 빠르게 내야 그라운드를 흐르는 푸시 번트 안타로 역전극의 교두보를 놓았다. ‘육군 조교 출신’ 임훈(27, SK 와이번스)의 영양가 있는 푸시 번트가 ‘지키는 야구’ 삼성의 강력한 불펜진을 흔들었다.
첫 두 경기에서 모두 패하며 2패를 안고 안방 문학구장에서 한국시리즈 3차전에 돌입한 SK. 이 경기에서 SK는 5-7로 끌려가던 6회말 정근우의 적시타와 김강민의 좌월 쐐기 스리런 등으로 6점을 뽑아내며 12-8로 역전승했다.
특히 상대 계투진을 흔드는 시발점이 된 임훈의 3루 방면 번트 안타는 그 의미가 컸다. 6회말 선두타자 박진만의 좌익수 방면 2루타로 무사 2루 만회점 찬스를 만든 SK. 마운드에는 좌완 권혁이었고 타석에는 좌타자 임훈이 들어 설 예정이었다. 오른손 대타 이재원도 덕아웃에 있었으나 SK는 임훈을 그대로 밀고 나갔다. 무사 2루였던 만큼 희생번트로라도 득점 찬스를 강화하기 위한 전략이었다.

권혁의 초구부터 번트를 댄 임훈. 앞으로 떨어뜨리지 않고 3루 방면으로 낮고 빠르게 푸시 번트를 댄 임훈의 타구는 투수 권혁이 잡으려다 미끄러지며 타구를 처리하지 못했다. 2루 주자 박진만은 여유있게 3루에 안착했고 임훈도 어려움 없이 1루를 밟으며 번트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 안타는 컸다. 1사 3루가 아닌 무사 1,3루로 위기를 맞은 삼성은 곧바로 셋업맨 안지만을 마운드에 올렸으나 안지만은 첫 타자 정근우에게 1타점 중전 안타를 맞으며 불안한 스타트를 끊었다. 이후 SK는 최정의 유격수 내야안타 때 상대 유격수 김상수의 악송구가 1루측 덕아웃으로 들어가며 2득점을 더했고 김강민의 좌월 스리런까지 작렬하며 11-7을 만들었다. 추격권에서 벗어나는 귀중한 6회말이었다.
엄밀히 따졌을 때 6회말 공격의 시발점은 박진만의 2루타였다. 그러나 좌완 필승 계투인 권혁을 흔들어 안지만의 조기투입을 이끌고 6득점 도화선을 붙인 것은 임훈의 적절하고도 빠른 푸시 번트였다. 뛰어난 작전 수행 능력이 큰 경기에서 얼마나 귀중한 지 알려준 임훈의 번트 안타는 SK의 반격 승리 감초 노릇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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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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