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3] 방망이 던졌던 최정, 화풀이 제대로 했다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2.10.28 18: 27

“저 예민해요”
28일 한국시리즈 3차전을 앞두고 몸을 풀던 최정(25·SK)은 취재진이 다가서자 적잖게 신경을 쓰는 모습이었다. 1·2차전의 부진으로 팀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최정은 첫 2경기에서 8타수 1안타(타율 .125)에 그쳤다. 득점도 타점도 없었다. 1차전에서는 강명구의 홈 쇄도 때 보이지 않는 실책으로 쐐기점을 내줬다. 공·수에서 핵심이 되는 최정의 부진에 SK도 추락을 거듭했다.
최정은 2차전 두 번째 타석에서 헛스윙 삼진을 당하자 가지고 있던 배트를 집어던졌다. 평소 성격이 유하기로 소문난 선수이기에 그런 큰 액션 자체가 의외였다. 그만큼 스스로도 화가 나 있었다. 그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했다. 원정 룸메이트인 정근우도 “소리도 크게 지르고 파이팅도 외치더라”라며 바뀐 최정의 모습에 놀라움을 표시했다.

그런 최정이 3차전에서 대폭발했다. 1·2차전의 부진을 만회하는 맹활약이었다. 4타수 3안타에 1볼넷으로 활발하게 살아나갔다. 여기에 2타점과 2득점까지 보탰다. 경기 전 “단기전에서는 많이 생각해서는 안 된다. 공격보다는 수비에 집중할 것”이라며 마음을 비운 효과가 그대로 드러났다.
뜯어봐도 영양가 만점이었다. 2연패를 당한 SK로서는 분위기를 바꾸기 위한 초반 득점이 중요한 상황이었다. 그 몫을 최정이 해냈다. 최정은 1회 3루에서 상대 선발 배영수에게 좌전 안타를 치며 선제점을 뽑았다. 시작부터 가벼워 보이는 스윙이었다.
3회초 6점을 내줘 1-6으로 끌려간 3회말에도 팀 분위기를 바꿨다. 1사 후 2루타로 반격의 포문을 열었다. 패색이 짙어지고 있었던 SK 덕아웃과 관중석의 분위기를 바꾸는 장타였다. 최정의 활약에 힘을 얻은 SK는 이후 박정권 김강민의 연속안타로 2점을 추격했다. 자칫 끌려갈 수 있었던 흐름을 뒤바꾸는 신호탄을 쏘아 올린 셈이 됐다.
6-7로 뒤진 6회에는 1사 1,3루에 타석에 들어서 상대 필승 계투 요원 안지만의 공을 받아쳤다. 중전안타성 타구였다. 이를 삼성 유격수 김상수가 잘 걷어냈으나 1루 송구가 덕아웃으로 들어가는 바람에 안전진루권이 주어졌다. 2루에서 산 1루 주자 박재상까지 홈을 밟는 결과로 이어졌다. 결국 SK는 최정이 흐름을 이어간 덕에 대량득점에 성공할 수 있었다. 스스로에 잔뜩 화가 나 있었던 최정이 삼성을 상대로 화를 풀었다.
skullboy@osen.co.kr
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