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도 비는 삼성의 편이 아니었다. 우천 연기 뒤 치러진 한국시리즈 4경기에서 전패를 당했다.
삼성은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2012 팔도 프로야구' SK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8-12 역전패를 당했다. 3회초까지 6-1로 여유있게 리드하며 3연승을 낙관했지만, 믿었던 불펜이 와르르 무너지며 허무하게 역전패했다.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여전히 SK에 우위이지만, 달아오른 상승 기운이 꺾였다는 점에서 우려스럽다.
결과적으로 27일 비 때문에 3차전이 하루 연기된 것이 아쉽게 됐다. 27일 전국적인 가을비로 3차전을 비롯해 한국시리즈 일정이 하루씩 뒤로 밀렸다. 24~25일 대구에서 열린 1~2차전에서 투타에서 압도적인 전력차로 SK를 누르며 기세를 올린 삼성이었기에 연이틀 이어진 휴식은 결과적으로 독이 되고 말았다.

아울러 한국시리즈 우천 연기 뒤 필패 징크스 깨는 데에도 실패했다. 역대 한국시리즈가 우천으로 연기된 건 올해 포함 총 7차례 있었다. 그 중 4번이 삼성. 그러나 4번 모두 우천 연기된뒤 이튿날 경기에서 패했다. 아직 끝나지 않은 올해 한국시리즈를 제외한 3차례 한국시리즈 중 2번을 준우승에 그쳤다.
첫 패배는 1984년 롯데와의 한국시리즈였다. 잠실 7차전이 우천으로 하루 더 연기됐다. 5차전 8이닝 완투패와 6차전 4이닝 구원승으로 지칠 대로 지친 롯데의 에이스 최동원이 7차전을 앞두고 하루라도 더 휴식을 취할 수 있게 됐고, 7차전에서 최동원은 투혼을 불사르며 9이닝 완투승으로 삼성을 울렸다. 삼성으로서는 '비'를 원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지긋지긋한 한국시리즈 악몽이 본격화된 순간.
두산과의 2001년 한국시리즈에서도 비 때문에 삼성의 한국시리즈 우승이 가로막히고 말았다. 1차전을 승리한 삼성은 그러나 2차전 대구 경기가 우천 연기로 하루 밀렸다. 준플레이오프-플레이오프를 거쳐 체력적으로 지친 두산은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고 결국 4승2패로 삼성을 업셋으로 누르며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삼성의 7번째 한국시리즈 준우승이었다.
한화의 2006년 한국시리즈도 마찬가지. 1차전 승리 후 2차전 대구 경기가 다시 한 번 비 때문에 연기됐다. 결국 2차전에서 패하며 시리즈 전적 1승1패로 홈 2연전을 마감해야 했다. 하지만 한국시리즈 우승의 한을 푼 삼성은 흔들리지 않고 시리즈 전적 4승1무1패로 한화를 꺾고 한국시리즈 2연패를 이뤘다.
과연 올해는 어떻게 될까. 비 때문에 삼성의 상승 흐름이 한풀 꺾인 건 분명하다. 한국시리즈에서 비는 삼성편이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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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형준 기자 jpnews@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