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자이언츠는 올 한해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투타 핵심의 전력유출 속에서도 5년 연속 4강 진출의 금자탑을 쌓았고, 두산과의 준 플레이오프에서 승리를 거두면서 단기전에 약하다는 인상도 씻어냈다. 비록 SK에 덜미가 잡혀 13년 만의 한국시리즈 진출은 실패했지만 전문가들은 전력의 120% 이상 성적을 거둔 것이라고 롯데의 올 시즌을 평가한다.
아직 아시아시리즈를 남겨두고 있지만 롯데는 이제 본격적으로 내년 시즌 구상에 들어갔다. NC의 특별지명을 대비해 20인 명단을 추리는 데 여념이 없고 방출선수 명단도 거의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 3명의 선수인 홍성흔, 김주찬, 강영식도 모두 잡는다는 내부방침을 정하고 협상 전략을 세우고 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것은 외국인선수 구성이다. 올 시즌 롯데는 라이언 사도스키-쉐인 유먼으로 꾸렸었다. 유먼은 13승 7패 평균자책점 2.55를 기록, 기대 이상의 활약을 펼치며 롯데 선발진의 에이스로 활약했으나 사도스키는 한국무대 3년차인 올 시즌 8승 8패 평균자책점 4.32에 그쳤다.

롯데 구단은 일단 유먼은 무조건 재계약을 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다. 그렇지만 상황은 쉽지만은 않다. 키가 큰 좌완, 여기에 구속과 구위까지 갖췄고 투구 폼도 특이해서 여러 구단에서 눈독을 들이고 있다. 현재까지 알려진 건 일본에서는 퍼시픽리그에 속한 소프트뱅크를 비롯한 3개 구단이 러브콜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고 메이저리그 1개 구단도 흥미를 보이고 있다.
유먼 본인은 "작년 어려웠을 때 나를 먼저 불러 준 구단이 롯데다. 의리를 지키고 싶다"고 말하고 있지만 "다른 구단에서도 관심이 있는 걸 알고 있다. 궁극적인 목표는 메이저리그 복귀 아니겠나. 일단 롯데가 어떤 제시를 하는 지 들어 보겠다"는 입장이다.
롯데의 고민거리는 사도스키다. 사실 사도스키는 올해 몇 차례 교체설이 있었다. 그 때마다 구단에서는 '날이 더워지면 잘 하겠지', '날이 좀 시원해지면 잘 하겠지'라는 믿음으로 계속 끌고갔다. 그렇지만 사도스키는 준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부상으로 1회 강판되며 실망감을 안겼다. 여기에 부상 회복을 위해 주사를 맞다 신경에 가벼운 손상을 입어 플레이오프는 아예 엔트리에서 빠졌다.
성적만 놓고 본다면 롯데와 사도스키는 작별을 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문제는 시장 상황이다. 한 메이저리그 관계자는 "이번 외국인선수 시장은 더욱 얼어붙을 수 있다. 좋은 선수가 없다"고 전하고 있으며 롯데 구단 관계자도 "적당한 선수가 없다. 올해도 각 구단에서 외국인투수 구하기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이 관계자는 "사도스키가 포스트시즌에 잘 할것이라는 기대로 끌고 왔지만 결과는 좋지 못했다. 그렇지만 일방적으로 내칠 수 없다. 현재까지는 사도스키보다 나은 선수가 있다는 보고를 받지 못했다"고 말해 아직 유동적인 상황임을 내비쳤다.
롯데는 아직 외국인투수 2명의 거취가 불확실한 셈이다. 그렇게 된다면 내년 시즌 선발진 구성에 차질이 올 수 있다. 내년 초 소집해제되는 조정훈은 팔꿈치 통증으로 곧바로 선발진 합류는 힘들 수 있다. 결국 송승준-고원준-이용훈에 외국인투수 2명이 선발진을 구성해야 한다.
올해 롯데는 선발진 붕괴로 불펜진에 부담이 많이 갔다. 이런 현상은 포스트시즌에도 여실히 드러났다. SK와의 플레이오프는 사실상 3명의 선발투수로 치렀다. 롯데가 올 겨울 선발진 구성에 어떤 해결책을 내 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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