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백' 강호동, 1년 공백은 독일까 약일까?(강호동 출격①)
OSEN 윤가이 기자
발행 2012.10.29 08: 00

어느 때고 식탐을 드러내며 난폭하게(?) 굴고, 토라지면 가재미눈을 뜨며 입술을 삐죽인다. 길 가다 만난 시민들과 특유의 사투리로 구수한 수다도 떨지만 무대 위에서는 수많은 게스트와 패널들, 방청객들을 모조리 통솔하는 독보적인 카리스마도 보여준다. 우리가 MC 강호동을 사랑한 이유는 이렇게 여러 가지다. 이제 다시 국민 MC 강호동을 사랑할, '준비됐나~~?'
강호동이 잠정 은퇴를 선언한 지 1년 여 만에 다시 TV로 돌아온다. 오늘(29일) SBS '스타킹' 첫 녹화에 참여하며 컴백 신호탄을 쏘아 올리는 것. 지난 해 9월, 세금 과소 납부 문제가 논란이 되자 단 며칠의 망설임도 없이 '잠정 은퇴'를 선택했던 그다. 당시 잘못 여부를 떠나 공식적인 법적 처분도 내려지기 전에 스스로 모든 방송 활동을 중단하기로 결심한 그를 보며 허탈함을 느낀 이들이 많았다. SBS '강심장'과 '스타킹', KBS 2TV '해피선데이-1박2일', MBC '황금어장-무릎팍도사' 등 갑작스레 주인을 잃은 프로그램들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오래도록 그를 아낀 팬들 역시 그야말로 '멘붕'이긴 마찬가지. 어떻게 그렇게 갑작스럽게 방송을 등지느냐, 시청자들을 외면하느냐는 볼멘소리를 등 뒤로 하며 강호동은 그렇게 떠나갔다.
그리고 숨었다. 수개월 칩거하며 '죽은 듯이' 살았다. 그의 근황을 궁금해 하는 팬들의 목소리가 여전했고 하루아침에 사라져버린 거물의 속내를 쫓는 언론의 움직임도 계속됐지만 그는 쉽사리 세상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마치 동면이라도 하듯 지난 겨울을 보내고 해가 바뀌도록 잠행을 계속했다. 그 사이 그의 공백도 차근차근 메워졌고 예능판은 변함없이 굴러갔다. 종종 외식업체 보유 지분 및 수익 전액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아프리카 어린이들을 위해 '강호동 빌리지'를 건립하거나 소아병동 환우들을 후원하는 등 선행 소식들만 들리던 참이다.

예능가의 질긴 러브콜, 잊을만하면 고개를 들던 숱한 복귀설 속에도 몸을 낮추고 있던 그는 지난 8월, SM 엔터테인먼트의 자회사인 SM C&C와 전속 계약을 체결하고 전격 복귀를 선언해 또 다시 세간을 놀라게 했다. 그리고 SBS '스타킹'을 필두로 MBC '무릎팍도사', KBS 신설 예능 프로그램까지 지상파 3사의 복귀작을 차례로 확정했다.
예능가를 비롯, 대중 역시 대체로 그의 복귀를 반기는 분위기다. 물의 연예인들의 복귀 시점과 방식을 두고 많은 말들이 나도는 우리네 풍토에서 강호동에 대한 시선은 비교적 너그럽다. 논란 사안의 경중 문제이기도 하겠지만 그만큼 그를 향한 대중의 사랑이 깊고 오래 묵었다는 방증이다. 그렇다고 해도 90도로 허리를 굽히며 대국민 사과를 하고 떠났다 다시 돌아오는 자의 심정은, 부담이 오죽할까.
강호동의 측근들에 따르면 복귀를 결심한 후 그는 시청자들을 만날 준비로 분주한 나날을 보내왔다. 공백기 동안 꾸준히 방송을 모니터했고 책을 읽고 등산을 하며 심신을 단련했다. 또 복귀작 제작진과 꾸준히 접촉하며 프로그램에 대한 아이디어를 나누고 감각을 다듬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방송 활동의 소중함을 절감했다는 전언이다.
1년이 넘는 시간, 강호동은 과연 어떻게 변했을까. 뛰놀던 터전을 등지고 자연인으로 보낸 공백기 동안 강호동은 얼마나 달라졌을까. 지난 1993년 MBC '코미디 동서남북'으로 데뷔 후, 지난 해 잠정 은퇴 전까지 사실상 휴식기 없이 질주해왔던 그다. 의도치 않게 만난 공백기였지만 지난 1년이 강호동에게는 몸에 좋은 약이 되었을지 모른다. 일부에서는 '감이 떨어지진 않았겠느냐', '예전의 영광을 그대로 재현할 수 있겠냐'는 우려 섞인 시선도 나온다. 그러나 고난을 뚫고 한층 강성해진 호랑이 강호동이 더 기대되는 건 왜 일까. 적당한 방황과 휴식이 과연 강호동에게 어떤 작용을 했을지 앞으로의 행보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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