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 타 들어가는 하석주, 그에게 가장 필요한 윤석영
OSEN 이균재 기자
발행 2012.10.29 06: 59

'왼발의 달인' 하석주(44) 전남 드래곤즈 감독이 부상 악재를 만난 '포스트 이영표' 윤석영(22)의 복귀를 간절히 원하고 있다.
전남은 지난 28일 탄천종합운동장에서 벌어진 성남 일화와 2012시즌 현대오일뱅크 K리그 37라운드 원정 경기서 4골을 주고 받은 혈투 끝에 2-2 무승부를 기록했다. 강등권 탈출을 목표로 승리가 절실했던 13위 전남(승점 37)이었지만 4경기 연속 무승부를 기록하며 강등권인 15위 광주 FC(승점 33)의 추격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다잡았던 승리를 놓쳤다. 선제골을 넣은 뒤 10분 만에 동점골을 허용했고, 다시 한 번 추가골을 터뜨리며 승점 3점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지만 5분 뒤 일격을 맞았다. 지난 7일 대구 FC전의 악몽이 떠올랐다. 당시 전남은 후반 37분까지 2-0으로 앞서가다 후반 38분 만회골을 내준 데 이어 추가시간에 통한의 페널티킥 동점골을 내주며 승리를 날려보냈다.

전남은 지난달 기권승을 거둔 상주 상무전을 제외하면 6경기 연속 무승의 늪이다. 대전전 패배를 제외하고 5경기서 모두 무승부를 기록했다. 이제 7경기가 남았다. 강등권인 15위 강원과는 승점 4점 차로 갈 길이 바쁘지만 상황은 녹록지 않다. 주축 선수들이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다.
하석주 감독의 속은 타들어 갈 지경이다. '중원살림꾼' 양준아가 6주 진단을 받았고, 수비와 미드필드에서 제 몫을 해주던 이완과 고차원도 부상으로 당분간 그라운드에 나설 수 없다. 가장 큰 타격은 '포스트 이영표' 윤석영의 부재다.
그는 지난 17일 이란과 2014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에서 A매치 데뷔전의 영광을 누렸지만 오른쪽 발목에 부상을 입는 악재를 떠안았다. 경기 종료 20여분을 남기고 이상 징후를 느꼈지만 3명의 교체 카드를 모두 사용한 터라 꾹 참고 뛰었다. 당연히 부상 부위가 악화됐다.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었다. 런던올림픽서 전경기(6경기)를 모두 풀타임 출전했던 윤석영은 이후 K리그서도 7경기를 모두 풀타임 소화했다. 악명 높은 이란 원정까지 쉴 새 없는 죽음의 일정을 보낸 끝에 결국 탈이 났다. 오른 발목 외에 무릎도 정상적이지 않고, 체력도 바닥이 난 상태다.
하 감독은 "국가를 위해 영광스럽게 뛰다가 다쳤는데 어쩔 수 없는 일"이라면서도 "부상과 경고 누적이 속출하고 있기 때문에 윤석영이 빠르게 복귀 해준다면 감독으로서 마음이 편하고, 더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속한 복귀를 원했다.
하 감독이 소위 말하는 '골을 넣어 줄 미친 선수'가 매 경기 나오려면 든든한 지원 사격이 뒷받침 돼야 한다. 윤석영의 명품 왼발은 더없이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본업은 측면 수비수지만 팀내 도움 2위(3개)에 올라 있을 정도로 측면 공격수 못잖은 정확한 크로스를 자랑한다.
윤석영은 이르면 내달 4일 대구전 혹은 늦더라도 11일 인천전을 통해 복귀할 수 있을 전망이다. 그의 복귀는 전남에 천군만마와 같다. 강등권 언저리에 있는 전남으로선 대구-인천전을 비롯해 강등권 싸움을 벌이고 있는 강원전을 승리로 장식한다면 남은 경기를 맘 편히 치를 수 있다.
윤석영이 복귀하는 시점, 전남의 올 시즌 운명이 결정난다. 하 감독이 그의 복귀를 간절히 원하는 이유다. 
dolyng@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