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3] 무너진 최강불펜, 류중일은 계속 믿는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0.29 06: 48

믿었던 삼성의 최강 불펜이 허무하게 무너졌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변함없이 믿고 있다. 남은 시리즈에서도 그들을 믿고 기용한다.
삼성에게 한국시리즈 3차전은 여러모로 충격적인 경기였다. 이날 삼성은 3회초까지 6-1로 넉넉하게 리드하고 있었다. 5점차 리드에서 올해 삼성이 역전패당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실책이 속출하고, 불펜 투수들이 차례로 무너지며 8-12 역전패를 당했다. 올해 시즌 전체를 통틀어 삼성의 최다·실점 패배였고, 불펜의 9실점도 처음있는 '사건'이었다.
3차전에서 삼성은 마무리 오승환을 제외한 불펜 투수를 모두 썼다. 선발 배영수에 이어 차우찬-심창민-권혁-안지만-고든-김희걸이 차례로 기용됐다. 그러나 이미 승부가 기운 뒤 나온 브라이언 고든을 빼면 그 어느 누구도 기대를 채우지 못했다. 나오는 투수마다 SK 타자들에게 집중 공략을 당하며 역전패를 막지 못한 것이다.

특히 안지만의 침몰이 치명타였다. 안지만은 오승환 이전 삼성에서 가장 믿을 수 있는 최고의 승리 카드. 올해 1승2패28홀드 평균자책점 1.71에 블론세이브는 하나밖에 없었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도 2-1로 리드한 7회 무사 1루 위기에서 구원등판해 홀드를 기록했다. SK로서는 오승환 이전에 안지만을 먼저 넘어야 했다.
그런 안지만이 3차전에서 1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4실점으로 무너졌다. 김강민에게는 결정적인 쐐기 스리런 홈런도 맞았다. 올해 페넌트레이스 56경기·63⅓이닝 동안 피홈런이 1개밖에 되지 않은 안지만의 패전은 삼성 불펜의 균열을 의미했다. 이날 투구수도 28개. 힘은 힘대로 빼고, 별다른 소득조차 얻지 못한 한판이었다.
안지만 이전 차우찬-심창민-권혁도 아쉬웠다. 류중일 감독의 단기전 '1+1' 마운드 운용 핵심이 되어야 할 차우찬이 6-3 리드에서 첫 타자 박진만에게 추격의 단초가 된 솔로 홈런을 맞으며 흔들렸고, 그로부터 마운드를 넘겨받은 심창민은 제구 난조 속에 폭투로 승계주자를 홈으로 불렀다. 권혁도 6회 연속 안타를 허용하며 역전의 불씨를 남겼다.
하지만 류중일 감독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류 감독은 "남은 시리즈에 투수운용을 바꿀 계획은 없다. 차우찬이나 심창민 그리고 안지만은 우리팀의 필승조다. 그 선수들을 믿어야하지 않겠나. 솔직히 투수들이 많이 맞았지만 투수는 언제든지 두드려 맞을 수 있다. 실점을 많이 한 만큼 그에 대비를 잘 하면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으로서는 그들을 대신할 수 있는 카드가 없다. 스스로 살아나야 한다. 류중일 감독의 믿음 속에 무너진 최강 불펜이 명예회복할 수 있을지 남은 한국시리즈 관전 포인트로 떠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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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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