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지난해와 비슷한 흐름이 될 것인가.
프로야구 사상 첫 3년 연속 한국시리즈에서 맞붙고 있는 삼성과 SK. 2010년 SK가 4전 전승으로 삼성을 셧아웃시켰지만, 지난해에 는 삼성이 SK를 4승1패로 누르며 설욕했다. 올해도 3차전까지는 삼성이 시리즈 전적 2승1패로 여전히 우위를 지키고 있다. 삼성 류중일 감독은 "올해도 작년이랑 흐름이 비슷하게 흘러가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구 홈 1~2차전에서 연승을 거둔 후 문학 원정 3차전에서 첫 패배를 당했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4~5차전을 내리 따내며 4승1패로 무난한 우승을 거둘 수 있었다. 지난해처럼 올해도 류중일 감독은 3차전 패배가 좋은 약이 돼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가는 과정이 되길 바라는 모습이다.

지난해 3차전에서 삼성은 SK에 1-2로 패배했다. 선발 저스틴 저마노가 5이닝 2실점으로 막았으나 7안타 7볼넷으로 1득점에 그친 타선 결정타 부재 속에 패전투수가 됐다. 하지만 삼성은 저마노에 이어 정인욱(2이닝)-배영수(⅔이닝)-권혁(⅓이닝) 등 불펜투수도 3명만 기용돼 마운드에서는 크게 힘들이지 않았다. 타선의 결정타가 아쉬웠지만 처음부터 리드를 빼앗긴 경기라 무기력함은 느꼈지만 충격은 덜했다.
오히려 4차전에서 삼성은 최형우와 신명철의 홈런 2개를 포함 장단 13안타로 8득점을 올리며 3차전 패배가 자극과 분발의 계기로 이어질 수 있었다. 정인욱이 3차전과 마찬가지로 두 번째 투수로 나와 구원승을 올렸고, 3차전에서 휴식을 취한 안지만-오승환이 경기를 마무리했다. 4차전 승리로 삼성은 사실상 시리즈 승기를 굳혔다.
올해도 삼성은 문학에서 SK에 3차전을 졌다. 그러나 지난해와 달리 패배의 강도가 다르다. 6-1로 이기던 경기를 8-12로 역전당했다. 마무리 오승환을 제외한 핵심 불펜투수들이 총동원된 결과이기에 충격적이다. 올해 5점차 리드한 경기에서 패한 건 처음. 좀처럼 무너지지 않는 팀이 무너진 만큼 충격을 최소화하는 게 관건이다.
특히 차우찬·심창민·권혁·안지만 등 남은 시리즈에서도 활약해야 할 불펜의 핵심 투수들이 한꺼번에 무너진 게 치명타로 작용할수 있다. 그들을 깨뜨린 SK 타자들이 이제 자신감을 갖고 들어간다는 점에서 쉽지 않아졌다. 지난해 3차전에서 침묵한 타자들이 4차전에서 살아난 것처럼 반전 계기가 될 수도 있겠지만, 타자와 달리 투수는 한정된·힘을 소모했다는 점이 변수가 된다.
SK는 지난해처럼 3차전 승리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최강 삼성 불펜을 깼다는 점에서 흐름 상승은 지난해보다 더 클 수 있다. 다만 관건은 에이스 김광현이다. 지난해 4차전 선발 김광현이 3이닝 4피안타 2볼넷 1사구 2탈삼진 3실점으로 경기 초반 삼성에 흐름을 내줬다. 패전투수가 되며 팀의 3차전 기세를 잇지 못했다. 올해도 4차전에 선발등판하는 김광현이 어떤 모습을 보여주느냐에 SK의 한국시리즈 운명이 달려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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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