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주(22, 포항 스틸러스)가 황선홍 포항 감독의 조언을 그대로 이행하며 신인상에 한 걸음 더 다가섰다.
이명주는 지난 28일 창원 축구센터서 열린 K리그 37라운드 경남 FC와 원정경기서 후반 39분 중거리포를 터트리며 포항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이날 득점으로 이명주는 이번 시즌 K리그서 2골 3도움을 기록하게 됐고, 포항은 3위 수원과 승점 차를 4점으로 좁히게 됐다.
이번 시즌 신인상 후보에는 이명주와 문상윤(인천, 1골 1도움), 심동운(2골), 손설민(2골 1도움, 이상 전남), 이한샘(2골, 광주) 등이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그 중 가장 유력한 후보는 단연코 이명주다. 이명주는 이번 시즌 초반 김태수가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하자 그 자리를 꿰찼다. 이명주의 활약에 포항은 주축 미드필더 신형민을 알 자지라로 마음놓고 이적시킬 수 있었다.

좋은 활약으로 많은 이들의 눈도장을 찍고 있는 이명주이지만 아쉬움은 있다. 상대 진영에서 기회를 잡아도 결정을 지으려는 모습보다 동료들에게 밀어주는 모습을 자주 보인 것. 이타적인 플레이가 장점이라고 하지만 지나칠 때도 있었다. 특히 신인상의 가장 큰 척도가 공격 포인트인 만큼 이명주로서는 욕심을 낼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황선홍 감독은 "명주가 결정을 지으려는 모습이 부족하다. 어떤 포지션이든지 기회를 잡았을 때에는 결정을 지어야 한다. 이런 모습을 고칠 수 있도록 주문하도록 하겠다"며 "물론 팀 기여도를 봤을 때 명주는 당연히 신인상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수비형 미드필더이다 보니 공격 포인트를 쌓기 어렵다. 그럴수록 본인이 욕심을 내야 한다"고 조언을 했다.
황선홍 감독으로서는 당연한 처사였다. FA컵 우승으로 내년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이 확정된 만큼 선수들의 부족한 점을 채워 성장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이명주가 지금에 만족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내딛어야 포항도 발전할 수 있다.
이명주도 그 점을 잘 알고 있는 듯 하다. 이명주는 황선홍 감독의 조언 직후 달라졌다. 경남전에서 2번의 슈팅을 시도해 모두 유효 슈팅으로 기록했고, 그 중 하나는 골로 연결했다. 우연히 문전에서 넣은 골이 아니다. 이명주는 아크 오른쪽에서 과감한 중거리슛으로 경남의 골문을 열었다. 황선홍 감독의 조언을 그대로 이행한 이명주의 쐐기포에 포항은 8일 만에 만난 경남과 승부서 또 다시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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