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용산 전쟁기념관, 이도이, 김철웅, 오은환, 박항치, 정희석, 강기옥...서울컬렉션 마지막날 쇼 선봬
2013 S/S 서울패션위크가 28일 마침표를 찍었다.
런웨이에 옷을 선보인 디자이너들도, 그 옷을 입고 무대 위에 등장하는 모델들도, 그 모습을 보고 사진을 찍고 기사를 썼던 미디어들도, 그리고 끝까지 쇼의 원활함을 책임졌던 진행요원 및 스태프까지 모두에게 홀가분한 밤이었다.

이번 'SFW 리포트'는 본질적이고 기초적인 것으로 돌아가 마지막 날을 책임졌던 디자이너 6명(이도이, 김철웅, 오은환, 박항치, 정희석, 강기옥)이 디자인한 옷에 봄과 여름이 어떻게 담겨져 있었는지 멀리서 지켜봤다.
▲ 이도이가 표현한 봄 여름, '컬러'
이도이 디자이너는 핏과 컬러, 디테일 등으로 S/S 시즌 특유의 ‘경쾌함’을 옷에 담아냈다.
이번 컬렉션에서는 S/S 시즌의 가벼운 이미지를 루즈한 핏으로 표현한 듯 보였다. 모델들이 워킹할 때마다 루스한 핏의 옷은 몸에서 하늘거렸고, 그 이미지는 가벼움과 함께 시원한 모습으로 포장됐다.
컬러는 무채색 속 밝은 컬러를 옷 곳곳에 배치해 중도의 균형을 조화롭게 선보이며, 우아하면서도 산뜻한 느낌을 자아냈다. 아울러 리본, 러플, 미스코리아가 두르는 ‘띠’의 모습을 형상화한 장식, 펀칭된 레이스 장식, 다채로운 플라워 패턴 등이 옷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 김철웅이 표현한 봄 여름, '미니멀한 디자인'
디자이너 김철웅은 옷차림이 가벼워지는 봄과 여름의 느낌을 미니멀한 디자인으로 한껏 살린 듯 보였다. 김 디자이너는 특히 화이트 컬러의 심플한 옷을 주로 선보이며, 관객들의 관심을 모았다.
대체로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디자인의 옷들이 무대 위를 채웠다. 큰 주머니와 셔링, 독특한 실루엣, 포인트 컬러 등의 디테일로 옷에 활기를 불어넣었다. 특히 눈에 띄는 포인트는 머리 에 있었다. 챙의 둘레가 넓고, 깃털을 잔뜩 수놓은 ‘플로피 모자’가 그 주인공.
말끔한 원피스 혹은 코트에 ‘플로피 모자’를 착용, 세련되면서도 현대적인 느낌을 강하게 표출했지만 한편으론 저승사자 같은 이미지를 연출해 한여름밤 ‘납량특집’을 연상케했다.

▲ 유혜진이 표현한 봄 여름, '꽃과 잎사귀'
'쿠만 오은환'의 유혜진 디자이너가 선보인 이번 컬렉션에서는 꽃 혹은 잎사귀를 떠올리게 하는 입체적인 장식들이 봄·여름을 표현한 듯 보였다.
이 장식들은 원피스, 투피스, 드레스 등에 가미돼 꽃이 만개하는 봄을 나타낸 것으로 보인다. 뿐만 아니라 원피스, 치마 등에 새겨진 블루와 핑크색의 기하학적 문양은 무더운 여름 더위를 대비해 시원한 시각적 효과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유 디자이너는 적녹색의 입체안경을 착용하고 감상해야하는 디지털 프린트를 만들고, LED가 반짝이는 기이한 드레스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 박항치가 표현한 봄 여름, '시원한 절개'
어반 캐주얼의 대명사 박항치 디자이너가 선보인 이번 컬렉션은 올블랙과 올화이트 의상이 가장 많이 눈에 띄었다. 컬러면에서 보면 봄과 여름의 향취는 찾기 어려웠지만 대신 디자인나 소재, 절개 등에서 봄과 여름의 정취가 느껴졌다.
박 디자이너는 소매를 반으로 잘라 반소매 코트를 선보이는가 하면, 레이스와 시폰 소재를 덧대 ‘여신’같은 우아함을 선사하는 드레스를 무대 위에 올려 관객들의 눈을 자극했다. 남성들의 옷은 재킷을 각각 민소매와 반소매로 재단해 여름에 유용하고 맵시 있게 입을 수 있도록 제작했다. 여기에 백팩, 토트백, 선글라스 등을 매치해 도회적이면서도 시크한 이미지를 표현했다.

▲ 정희석이 표현한 봄 여름, '컬러와 소재'
정희석 디자이너는 컬러와 소재를 다채롭게 사용해 S/S 시즌 느낌을 고스란히 담은 옷들을 대거 선보였다. 민트, 노랑, 핑크, 하늘색, 오렌지 등을 옷에 물들여 봄과 여름의 느낌을 강하게 표현했다.
화려한 컬러로 물들인 스트라이프는 계절이 바뀌었음을 알린다. 흰색, 주황, 빨강, 보라, 녹색 등 컬러를 순차적으로 배열해 한눈에 띄는 스트라이프 패턴을 완성, 여름을 연상케 했다.
소재는 시폰과 레이스, 실크 등 몸에 흐르면서도 가벼운 소재를 다른 소재와 믹스하거나 단독으로 사용해 약간의 노출과 함께 경쾌함까지 자아냈다. 커다란 꽃무늬 문양과 깃털로 만든 듯한 귀고리, 꽃 모양의 브로치는 S/S 시즌을 상징하는 대표적 소품으로 더욱 리얼한 시즌을 표현하는데 일조했다.

▲강기옥이 표현한 봄 여름, '간결한 스타일링'
강기옥 디자이너는 간결한 스타일링으로 봄과 여름을 표현한 듯 보였다. 첫 등장부터 별다른 액세서리 없이 옷과 슈즈만을 이용해 심플하면서도 에지 있는 룩을 선보여 관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강 디자이너의 이번 컬렉션은 블랙과 화이트 컬러가 조화를 이뤄 스포티함을 자아내는 옷들이 주로 무대 위에 올랐고, 이러한 옷들은 톤 다운된 컬러를 사용했음에도 시원스러움과 더불어 산뜻한 느낌까지 아울렀다.
특히 셔츠에 새겨진 이니셜과 선 굵은 스트라이프, 독특한 실버 팬츠는 세련된 분위기는 물론, 스포티함을 더욱 배가 시켰으며, 속빈 굽의 슈즈는 모델들의 경쾌한 워킹과 어우러져 S/S 시즌의 싱그러움을 듬뿍 담아냈다.
junbeom@osen.co.kr
서울패션위크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