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탈의부터 無공약까지' 주장 6人의 공약 대결
OSEN 김희선 기자
발행 2012.10.29 12: 44

"잘 생긴 선수들 많기 때문에 우승하면 선수들 웃통을 벗겨서 어떤 춤이든 추게 만들겠다(권영민)".
권영민(32, 현대캐피탈)이 야심찬 우승 공약을 내걸자 미디어데이 행사장은 웃음바다가 됐다. 송병일(29, 러시앤캐시)도 이에 질세라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말춤이 유행한다면 상의 탈의 후 말춤으로 군무를 추겠다"고 맞섰다. 개막을 앞둔 V리그의 주장들은 한데 모인 자리에서 유쾌한 입담 대결로 기선 제압에 나섰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 세쿼이아룸에서 NH농협 2012-2013 V리그 남자부 미디어데이를 개최했다. 이날 미디어데이에는 남자부 6개 팀의 감독과 각 팀 주장, 외국인 선수가 참석해 리그 개막을 앞둔 포부와 각오를 전했다.

새로 주장직을 맡게 된 이들은 긴장 반 설렘 반의 얼굴로 단상 앞에 앉았다. '새내기 주장' 김학민(29, 대한항공) 김요한(27, LIG손해보험) 권영민과 송병일, '베테랑 주장' 고희진(32, 삼성화재)과 방신봉(37, KEPCO)은 이날 미디어데이에서 개막을 맞는 각오와 우승에 대한 공약을 전했다.
방신봉은 "KEPCO는 공포의 외인구단이다. 시간을 갖고 하나씩 맞춰가면 좋은 팀이 될 것"이라며 "한 경기 한 경기 열심히 해서 팬들이 많이 찾아오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권영민은 "2년 동안 3위하면서 선수들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내 역할은 중간에서 후배들이 운동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며 "잘 생긴 선수들 많기 때문에 우승하면 선수들 웃통을 벗겨서 어떤 춤이든 추게 만들겠다"고 공약을 걸었다.
송병일은 한술 더 떴다. "우리는 모든 것이 새롭다. 스폰서, 감독님, 용병, 연고지도 다 새롭다. 나도 새 주장이다. 하지만 어려운 여건 이겨내서 선수들이 힘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멋진 각오를 밝힌 후 "시즌이 끝날 때까지 말춤이 유행한다면 선수들 모두 상의 탈의시킨 후 말춤으로 군무를 추겠다"고 공약을 선포했다.
"주장으로서 좀 어린 나이다. 힘을 빌려나가는데 있어 어려운 부분이 있는데 감독님과 선배들이 많이 도와주셔서 잘할 수 있을 것 같다. 열심히 해서 우승하겠다"고 각오를 밝힌 김요한은 연달아 이어진 공약에 당황을 감추지 못했다. 한참을 고민하던 김요한은 "다들 재미있는 공약을 내세워서 마땅한 것이 없다. 우승하면 그냥 내가 탈의하겠다"고 자포자기(?)한 모습을 보여 또 한 번 웃음바다를 만들었다.
공약 없이 담담한 모습을 보여준 이들도 있었다. 고희진은 "가빈 없어 약체라는 말을 해주셔서 감사하다. 더 편하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여유로운 모습을 보인 후 "우리는 공약이 없다는 것이 곧 공약이다"라며 '무(無)공약'으로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학민 역시 "특별한 공약은 없다"며 "정규리그는 우승해봤지만 챔프전에서 잘 못했다. 챔프전 우승을 한다면 팬들이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공약보다 우승이 먼저라는 점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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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도=백승철 기자 baik@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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