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이글스가 '괴물투수' 류현진(25,한화 이글스)의 조건부 메이저리그 진출을 결정했다.
한화는 29일 보도자료를 통해 데뷔 7년차를 맞는 류현진에 조건부로 메이저리그 진출을 승인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한화는 김응룡 감독과 함께 류현진의 거취와 관련해 오랜 시간 다각적인 측면에서 신중히 검토한 결과 대한민국의 에이스로써 합당한 가치를 받는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용하는 것으로 결정했다.
한국 프로야구 규약 상 7시즌(타자의 경우 전체 경기수의 ⅔경기 이상 출장, 투수의 경우 규정이닝의 ⅔이닝 이상 등판, 혹은 1군 등록일수가 150일 이상인 경우, 한 시즌을 보낸 것으로 간주)을 활약한 선수의 경우 포스팅시스템(비공개 경쟁입찰)에 의한 해외진출이 가능하다.

여기에 가장 큰 전제조건은 구단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점이다. 지난해 투수부문 4관왕 KIA 윤석민 역시 메이저리그 진출을 모색했지만 신임 선동렬 감독의 "2년 뒤 FA로 당당하게 도전해라"는 말과 함께 구단의 만류로 꿈을 접어야 했다. 류현진 역시 당초에는 김응룡 신임 감독의 반대로 미국 진출이 무산되는가 싶었지만 구단의 전향적인 입장 변경으로 미국 메이저리그 진출을 가시권에 두게 됐다.
이제까지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해외진출을 모색한 선수는 모두 4명이다. 이상훈(전 LG)은 1998년 미국 구단으로부터 60만 달러의 응찰액을 기록, 일본 주니치 드래건스 입단으로 선회했고 2002년 진필중(전 두산)은 2만5천 달러, 임창용(전 삼성)은 65만 달러에 그쳤다. 기대 이하의 응찰액에 이들은 메이저리그 진출의 꿈을 접어야 했다.
유일하게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해외에 진출한 건 KIA 최향남이다. 롯데 소속이던 2009년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고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로부터 101달러를 제시받았다. 금전적인 보상 보다는 상징적인 금액을 수용, 최향남은 마이너리그에서 선수생활을 하다 국내로 복귀했다.
그렇지만 류현진은 앞선 사례와 상황이 조금 다르다. 10년 전 메이저리그에서 바라보는 한국 프로야구의 위상은 싱글 A~더블 A 수준이었다. 아무리 뛰어난 선수라 하더라도 높은 포스팅 금액이 나오기 힘든 구조였다. 그렇지만 한국 야구는 2008년 베이징올림픽 우승, 2번의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며 위상이 올라갔다.
한화는 류현진이 포스팅에 나가 합당한 가치를 인정 받는다면 메이저리그 진출을 적극 도울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합당한 가치'가 어느 정도인지는 비공개에 부쳤다.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직행 여부는 향후 포스팅에서 얼마의 입찰액을 기록하느냐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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