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닝이 길었잖아요. 그만큼 초반 공은 좋았는데 갈수록 힘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더군요”.
상대가 자랑하는 필승 셋업맨을 침몰시킨 귀중한 쐐기포. 그것도 자신의 데뷔 후 포스트시즌 첫 홈런이었다. 세 번의 홈런 기회에서 담장과 바람에 막혔던 ‘짐승남’ 김강민(30, SK 와이번스)이 홈런포 당시를 돌아보며 웃었다.
김강민은 지난 28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선발 중견수 및 6번 타자로 출전해 5타수 3안타(1홈런) 4타점의 맹활약으로 팀의 12-8 역전승을 이끌었다. 또 9회 마지막 호수비 등 수비적인 측면에서도 제 몫을 다하며 한국시리즈 3차전 MVP이 되었다.

특히 김강민은 8-7로 앞선 6회 2사 1,2루에서 삼성 계투진의 핵심인 안지만의 공을 받아쳐 좌측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터뜨리며 경기 흐름을 완전히 가져왔다. 앞선 타자인 박정권을 고의사구로 거른 삼성 배터리의 선택을 비웃는 홈런이었다.
29일 4차전을 앞두고 만난 김강민은 “생각보다 5m는 더 날아간 것 같았다”라며 “안지만도 6회를 길게 끌고 가다보니 처음에는 구위가 좋았는데 갈수록 힘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이더라”라고 홈런 상대 투수에 대해 이야기했다.
지난 2007년 두산과의 한국시리즈부터 포스트시즌 출장 경험을 쌓았던 김강민의 포스트시즌 홈런은 지난 28일 경기 스리런이 처음. 그만큼 김강민은 “이전까지는 담장만 두 번 맞췄었다”라며 3전4기 끝 쏘아올린 포스트시즌 홈런에 대해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잠실에서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때는 (이)혜천이 형 공을 때려서 좌측 담장을 맞췄어요. 그리고 예전에 문학에서는 우측 담장을 맞았고. 올해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정말 때려내는 순간 넘어갔다 싶은 타구가 있었는데 맞바람 때문에 넘어가지를 못하더군요. 그건 진짜 넘어갈 줄 알았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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