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 끌 이유가 없다. 곧바로 신청한다".
한화가 '괴물' 류현진(25)의 포스팅 허락이라는 대승적인 결정을 내렸다. 시간 끌 것 없이 11월1일부터 공식 시작되는 포스팅을 신청한다. 한화는 29일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조건부 승인했으며 공식 신청이 시작되는 11월1일부터 바로 한국야구위원회(KBO)에 포스팅을 요청할 계획. 속전속결로 해결하고 있는 것이다. 정승진 사장과 노재덕 단장 그리고 김응룡 감독과 류현진까지 함께 머리를 맞대고 힘겹게 내린 결정이다.
한화 노재덕 단장은 "11월1일부터 바로 포스팅을 신청할 것이다. 어차피 보내주기로 결론을 낸 만큼 지지부진할 필요가 없다"며 "11월부터 우리팀도 마무리훈련을 시작한다. 개인도 팀도 빨리 빨리 해야 하지 않겠나"고 밝혔다. 한화는 KBO에 류현진의 포스팅을 요청하고, KBO는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알린다. 이어 신분조회를 통해 메이저리그 구단에 공시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공식 기간은 11월1일부터 이듬해 3월1일까지.

한화가 류현진의 포스팅을 허락한 것은 그의 도전정신을 높이 샀기 때문이다. 노재덕 단장은 "류현진의 끊임없는 도전 정신이 결정적 이유였다. 본인이 계속 가고 싶다고 하는데 외면할 수만은 없었다"고 했다. 과거 정민철과 구대성을 임대 형식으로 해외 진출시킨 전례가 있는 한화는 류현진의 진심을 읽은 뒤 함께 고민하고 합당한 가치에 대한 기준에 합의를 봤다.
김응룡 감독도 어렵게 동의했다. 노재덕 단장은 "감독님께서는 감독의 입장으로 잡고 싶어하셨지만 결국 동의하셨다. 사실 냉정하게 볼 때 우리팀 전력을 다들 잘 알고 있지 않나. 2년간 열심히 하고 보내줬으면 했지만 현진이 의지가 정말 강했다. 어차피 보내줄 선수는 보내주고 없는 전력은 나머지 선수들로 경쟁해서 해보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포스팅 낙찰가 수용 기준 금액은 구단과 선수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노 단장은 "메이저리그 구단에 미리 알릴 수 없는 것 아닌가. 서로 합리적인 선에서 기준을 잡았다. 기준 이하로 들어오면 선수 본인이 안 간다고 말했다. 인정을 받지 못하면 깔끔하게 포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만약 포스팅 기준에 못 미칠 경우 낙찰 금액 공개도 하지 않는다.
류현진이 두둑한 이적료 안기고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한화도 적잖은 이득이 있다. FA 및 외국인선수 영입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노 단장은 "어차피 해야 할 일이지만 이적료가 많다면 더 열심히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시 긍정적인 효과도 언급했다. 원만하게 합의를 본 한화는 적극적으로 협조할 태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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