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대니얼 김 객원기자] 일단 시동이 걸렸다. 한화 이글스 구단이 정식적으로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허락한다고 밝혔다. 물론 조건이 걸려있기는 하지만 일단 그가 꿈꿔왔던 메이저리그 마운드가 눈앞에 보이는 듯한 느낌이다. 하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이제 고작 첫 단추를 꼈을 뿐 그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완성되려면 남아있는 수많은 퍼즐을 풀어야 한다.
1998년에 도입된 ‘포스팅’ 시스템은 변수가 많은 과정이다. 지금까지 총 15명의 일본 프로야구선수들이 포스팅 과정을 밟았지만 고작 8명의 선수만 성공했다. 성공 확률이 50% 살짝 넘었다는 것이다. 류현진의 미국 진출 또한 지금부터가 중요하다. 물론 그가 내년에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계속 입게 될 가능성은 아직도 있다. 지난 2010년 겨울 포스팅에 참가했던 이와쿠마는 총 1,910만 달러의 이적료(구단몫) 받아냈지만 연봉 협상에서 실패하면서 결국 한 해 더 일본프로야구에서 뛰어야 했다.
다르빗슈 류와 다이스케 마쓰자카는 이적료만 5,000만 달러 이상을 받아내면서 쉽게 보일 수는 있지만 실패한 사례들도 많다는 점은 기억하고 있어야 한다. 그리고 냉정하게 말해서 류현진은 메이저리그에서 선발투수로 활약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지만 그렇다고 ‘다르빗슈급‘으로 높은 점수를 받고 있는 것은 절대 아니다.

한화 이글스 구단의 발표가 있으면서 벌써부터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A 구단의 스카우트는 “곧바로 미팅을 할 예정이다. 그동안 많은 정보가 있지만 한화 구단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제는 본격적으로 논의를 해야 할 시기인 것 같다”고 전했다. 그는 또 이어 “타 구단들의 움직임은 잘 모르나 일단 우리는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단순한 립서비스가 아님을 내비쳤다. 이적료에 관련한 질문에 대해서는 예상했던 대로 직접적인 발언은 피했다.
일단 류현진에게 필요한 것은 메이저리그 구단들의 적극적인 포스팅 참여다. 물론 액수도 중요하다. 한화 구단이 만족할만한 포스팅 액수가 나온다고 하여도 과정이 끝은 절대 아니다. 포스팅에서 한화 구단이 만족할 만한 금액이 제시된다면 그다음은 선수 연봉협상이 기다리고 있다. 어쩌면 류현진에게 가장 중요한 마지막 과정이다.
여기서 기억할 점은 포스팅은 선수가 아닌 구단에게 아주 유리한 과정이다. 이와쿠마가 실패하는 과정에서 봤듯이 연봉협상에서 실패하면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꿈은 올 해는 이뤄질 수 없다. 1000만 달러의 이적료를 제시한 구단이 류현진에게 헐값 연봉을 제시할 가능성도 완전히 배재할 수 없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류현진은 아주 심각한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작년 시즌 볼티모어 오리올스와 계약을 했던 첸웨인의 활약도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첸 웨인은 총 1,300만 달러에 계약했다. 류현진이 FA이었다면 충분히 가능할 만한 액수이다. 하지만 이적료를 생각한다면 쉽게 얻을 수 있는 액수는 절대 아니다. 메이저리그 구단이 과연 이적료를 지불하고 첸 웨인과 비슷한 연봉을 약속할 수 있을까?
일단 포스팅이 시작되면 4일 안에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입찰액을 제시하게 된다. 그리고 가장 많은 액수를 제시한 구단은 30일 동안 류현진과 연봉 협상을 진행하게 된다. 한화 구단은 곧바로 11월 1일 포스팅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그의 메이저리그 입성을 장담하기는 아직 이르다. 그리고 지금 이 순간 확실한 것은 단 하나다.
바로 12월 초에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이 결정된다는 것 밖에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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