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GAIN 2007’의 중책을 짊어지고 등판한 김광현(25·SK)이 호투했다. 6회의 벽을 넘어서는 데 실패했지만 팀 승리의 발판을 놓는 데는 문제가 없는 활약이었다.
김광현은 29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6피안타 1볼넷 4탈삼진 1실점했다. 6회 두 명의 주자를 남겨두고 마운드를 내려가긴 했지만 1루 관중석을 가득 메운 SK 팬들의 박수를 받을 자격이 있는 투구였다.
부상 여파로 정규시즌에서 기대만큼의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던 김광현은 포스트시즌 들어 2경기에 등판했다. 결과는 달랐다. 롯데와의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는 6이닝 1실점으로 승리투수가 된 반면, 5차전에서는 1⅔이닝 3실점으로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SK는 5차전 부진이 휴식시간의 부족 때문이라고 봤다. 그래서 김광현 카드를 아끼고 또 아꼈다. 그 판단은 비교적 정확했다. 6일을 쉰 김광현의 공에는 힘이 있었고 삼성 타선을 효율적으로 봉쇄했다. “에이스다. 하려고 하는 의지도 대단하다”라고 한 이만수 SK 감독을 비롯한 팀 전체의 기대를 충족시켰다.
김광현은 1회 선두타자 배영섭의 우전안타, 박한이의 희생번트로 1사 2루에서 불안하게 출발했다. 그러나 이승엽을 좌익수 플라이로 잡으며 한숨을 돌렸고 박석민은 풀카운트 승부 끝에 148㎞짜리 한가운데 직구로 삼진 처리했다. 2회에는 최형우 강봉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등 삼자범퇴로 막았고 3회도 2사 후 배영섭에게 중전안타를 맞았으나 박한이에게 삼진을 뽑아내며 이닝을 마무리했다.
첫 위기는 4회 찾아왔다. 선두 이승엽에게 내야안타, 박석민에게 볼넷을 허용하며 무사 1,2루에 몰렸다. 그러나 최형우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고 타구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고 3루로 뛴 2루 주자 이승엽까지 잡아내며 단번에 아웃카운트 두 개를 벌었다. 김광현은 강봉규를 3루수 땅볼로 유도하고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5회에도 2사 후 김상수에게 우중간 2루타를 허용했지만 배영섭을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하고 또 한 번 득점권 위기를 넘겼다. 그러나 구위가 조금씩 떨어지는 것이 눈에 띄더니 결국 6회 위기를 맞이했다. 선두 박한이와 이승엽에게 안타를 허용한 김광현은 마운드를 미리 대기하고 있던 송은범에게 넘겼다. 투구수는 89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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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