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4] 박재상-최정, 삼성 시나리오를 다시 고치다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0.29 21: 08

이 큰 무대를 벌써 6번째 경험하는 선수들이다. 상대 선발 투수의 공이 굉장히 좋았으나 한 타순이 돌자 실투를 공략했고 결정구를 당기며 연속타자포로 전의를 상실하게 했다. 한국시리즈 역대 7번째 백투백 홈런포를 때려낸 박재상(30)-최정(25, 이상 SK 와이번스)이 팀의 가을야구 드라마 시나리오를 다시 쓰기 시작했다.
박재상과 최정은 29일 안방 문학구장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의 2012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0-0으로 맞선 4회말 상대 선발 미치 탈보트를 상대로 연속타자 홈런포를 때려냈다. 역대 한국시리즈 사상 7번째이자 포스트시즌 역대 19번째 연속타자 홈런포였다. 이전까지 가장 최근 연속타자 홈런포는 지난 2007년 10월 26일 SK의 조동화와 김재현이 두산과의 한국시리즈 4차전에서 기록했던 바 있다. 이 홈런을 앞세워 SK는 4-1 승리로 시리즈 전적을 2승2패로 맞췄다.
공교롭게도 SK가 5년 전에도 때려냈고 또 한국시리즈 4차전이었다. 당시 두산에 먼저 2승을 헌납했던 SK는 3차전 9-1 완승으로 분위기를 다잡은 뒤 잇달아 3승을 더하며 유일한 2연패 후 4연승 리버스 스윕을 성공시켰던 바 있다.

4회말 1사 주자 없는 순간 박재상은 탈보트의 6구 째 직구(144km)를 그대로 당겼다. 마침 스트라이크 존으로 치기 좋게 몰린 실투였고 박재상은 이를 놓치지 않고 공략했다. 지난 3경기에서 11타수 1안타에 그쳤고 3차전 팀의 12-8 타격전 승리 속에서 유일하게 무안타 선발 타자로 남아 절치부심했던 박재상의 노림수가 제대로 통한 홈런포였다.
박재상에게 맞은 불의의 일격으로 흔들린 탈보트. 최정은 이 동요를 놓치지 않았다. 1볼을 골라낸 최정은 탈보트의 2구 째 슬라이더(136km)를 통타했고 이는 말 그대로 빨랫줄 궤적을 그리며 좌측 삼성 투수진 불펜으로 떨어지는 연속타자 솔로포로 이어졌다. 빠져나가는 탈보트의 슬라이더를 제대로 포착해 힘을 과시한 최정의 존재감이 빛난 순간이다. 탈보트는 이 내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김강민에게 1타점 좌전 안타를 맞으며 4회에만 3점을 내줬다.
프로야구 역사 상 한국시리즈 2연패 후 역전 우승을 거둔 것은 2007년 단 한 차례. 성공률도 6.7%에 불과하다. 2연패로 몰리다 2연승으로 시리즈 향방을 원점으로 맞춘 SK. 박재상과 최정의 연속타자 솔로포는 자신들이 바라는 미라클 시리즈 시나리오의 집필 작업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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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손용호 기자 spjj@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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