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대한민국을 ‘삼순이 신드롬’으로 몰아넣었던 김윤철 감독이 돌아왔다.
JTBC 월화미니시리즈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극본 하명희, 연출 김윤철)는 드라마 ‘내 이름은 김삼순’으로 시청률 50%를 기록한 김윤철 감독이 2년 만에 TV 드라마로 북귀하는 신작이다.
지난 29일 첫 방송에서는 ‘여자들이 꿈꾸는 프러포즈’라는 소재로 억척 들자(이미숙 분)가 둘째 딸 혜윤(정소민 분)을 좋은 남자에게 시집보내려고 하는 모습과 개성 강한 세 커플들이 등장, 스토리가 흥미진진하게 전개됐다.

특히 들자가 “혜윤이한테 투자한 게 얼만데. 남자 잘 만나서 팔자 고치게 할 거다. 걔는 충분히 그런 자질이 있다”등과 같이 현실성이 넘치는 대사는 시청자들을 폭소케 하고 세 커플들이 그려내는 사랑은 시청자들의 웃음을 자아냈다.
결혼 하려는 혜윤, 정훈(성준 분) 커플과 5년차 기중(김영광 분)과 동비(한그루 분) 커플, 불륜으로 맺어진 도현(김성민 분)과 혜진(정애연 분) 커플들이 펼치는 리얼한 애정신과 빠른 스토리 전개는 김윤철 감독만의 것이었다.
또한 이미숙이 숨 쉴 틈 없이 쏟아내는 속사포 대사도 김윤철 감독의 전매특허였다. 이미숙은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제작발표회에서 “김윤철 감독님 스타일이 처음부터 끝까지 한 번에 다 찍어야 되서 대사를 모두 외워야 한다”며 “이러다 득음할 것 같다”고 말했을 정도로 한눈 팔 틈이 없다.
그만큼 ‘우결수’는 김윤철 감독의 감성적이고 촘촘한 연출력이 빛을 발한다. 어느 한 장면도 허투루 넘길 수 없이 빠른 전개는 드라마에 속도감을 붙이고 연기자의 눈빛을 순간 포착하는 카메라는 인간에 대한 따뜻한 그의 시선을 알 수 있다.
앞서 김윤철 감독은 ‘내 이름은 김삼순’에서 30대 여성이 자신의 일과 사랑 그리고 삶에 솔직하고 성실하게 살아가는 모습을 통해 시청자들에게 소소한 감동을 안겼다.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는 결혼식을 100일 앞둔 예비 신혼부부 혜윤, 정훈과 그의 가족들, 그리고 그들을 둘러싼 다양한 커플들의 결혼이야기를 통해 이 시대 결혼에 대해 통찰하는 드라마. 김윤철 감독이 특유의 솔직함과 담백함으로 무장한 결혼이야기로 드라마 침체에 빠진 종합편성채널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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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우리가 결혼할 수 있을까’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