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현대의 '올인 전략'이 최상에 가까운 조건을 만들었다.
울산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결승행을 앞두고 있다. 지난 24일 우즈베키스탄 원정서 부뇨드코르를 3-1로 물리친 울산은 29일 2차전 홈경기서 0-3 패배 혹은 4실점 2골 차 패배를 당하지 않는 이상 결승에 진출한다. 김호곤 울산 현대 감독의 '챔피언스리그 올인' 전략이 성공적으로 맞아 들어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다.
울산은 지난 시즌 K리그 챔피언결정전에 진출, 준우승을 차지함에 따라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획득했다. 기쁜 일이기도 했지만 고민스럽기도 했다.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한다는 것은 더블 스쿼드를 구축한 강팀에게도 버거운 일이다. K리그와 챔피언스리그 두 마리 토끼를 잡다고 모두 놓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물론 울산의 베스트 11은 어느 팀에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는다. 공격수 김신욱과 이근호를 비롯해 수비진의 곽태휘, 골키퍼 김영광까지 어디에 내놓아도 부끄럽지 않을 선수들로 구성됐다. 하지만 더블 스쿼드를 구축할 정도는 아니었다. 더블 스쿼드를 구축한 팀들도 힘들어 하는 만큼 울산에 챔피언스리그는 고민의 대상이었다.
김호곤 감독도 시즌 초반 어느 쪽에 비중을 둘 것인지 확신을 갖지 못했다. 일단 모든 경기에 최선을 다하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영향이 없을 수는 없었다. 선수들의 부상과 체력 저하로 골머리를 앓기도 했다. 결국 김 감독은 챔피언스리그에 '올인'하기로 했다. 지난 24일 부뇨드코르(우즈베키스탄) 원정서 3-1로 승리를 거뒀기 때문이다.
또 김 감독은 지난 28일 수원 원정에서 사실상 2군 선수들을 내세웠다. 현재 울산의 베스트 11이라고 할 수 있는 선수가 하나도 없었다. 벤치 멤버들과 2군으로 구성된 만큼 승리를 바라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하지만 울산은 예상을 뒤집었다. 수원을 몰아쳐 승리 직전까지 갔다. 0-0으로 끝난 경기이지만 울산에는 승리나 마찬가지였다.
울산은 최상에 가까운 조건을 만들었다. 사기는 절정이고, 2군이 리그 최상위를 다투는 팀을 상대로 대등하게 경기를 한 만큼 주전과 비주전 선수들 모두의 자신감이 충만하게 됐다. 또한 2군이 수원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선보인 만큼 1군 선수들도 결승행은 물론 우승을 따낸다는 책임감을 갖게 됐다. 주축 선수들 전부가 휴식을 취한 만큼 체력도 문제가 없다.
앞으로 남은 것은 2경기다. 오는 31일 울산에서 열린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을 넘고 결승전이 남았다. 울산에 준결승에서 패배한다는 생각은 없다. 이번 시즌 챔피언스리그에서 7연승 및 10경기 연속 무패(8승 2무)를 달리고 있는 만큼 깔끔하게 무패행진으로 우승을 차지한다는 것이 울산의 최대의 목표이자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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