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과 의리지킨 한화, 명분·실리 챙긴 '통큰 결정'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2.10.30 07: 20

한화가 통·큰 결정으로 류현진과 의리를 지켰다. 이와 함께 명분과 실리도 챙겼다. 
한화는 지난 29일 '류현진의 메이저리그 진출을 조건부 승인한다'고 공식 발표, 내달 1일부터 곧바로 포스팅을 신청할 계획이다. '한화가 류현진을 보내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뒤엎은 예상외의 결정. 하지만 메이저리그 도전을 간절히 소망하는 류현진의 진심을 읽은 뒤 함께 고민하며 적극지원하기로 결정했다. 류현진과의 의리를 지킨 것이다. 
류현진은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한 첫 단계인 포스팅에 참여할 수 있게 해준 구단에 진심으로 감사한다. 한화는 나를 이렇게 성장할 수 있게 만들어준 나의 고향"이라는 말로 감사한 마음을 내비쳤다. 지난 2006년 2차 1번 전체 2순위로 한화에 입단한 뒤 7년째 몸담고 있는 류현진은 구단의 포스팅 허락으로 사실상 '영원한 한화맨'이 됐다. 

만약 류현진이 포스팅 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경우 한화는 향후 그에 대한 권리를 갖게 된다. 류현진이 한국으로 돌아오면 무조건 한화 선수가 되는 것이다. 2년 후 FA가 되어 떠났다면 한화 복귀를 장담할 수 없었지만 이제는 돌아올 경우 무조건 한화 소속이다. 복귀를 장담할 수 없지만 상징적인 의미에서도 그 가치는 크다. 
한화는 1999~2000년에도 정민철·구대성을 차례로 일본프로야구에 임대 형식으로 해외 진출시킨 바 있다. 당시에도 선수들의 의사가 강했고, 구단은 전력 약화를 감수하며 그들에게 길을 열어줬다. 두 선수는 나중에 다시 한화로 돌아왔고, 한화에서 현역 선수 생활을 끝냈다. 류현진도 "한국에서 끝이 아니다. 나중에 돌아올 것"이라고 말했는데 그 종착역은 한화가 될 것이 확실해졌다. 
물론 포스팅에서 합당한 가치기준을 채우지 못할 경우 류현진은 한화에 남는다. 설령 메이저리그 진출이 되지 않더라도 한화는 입찰 금액 기준에서 류현진의 의사를 충분히 반영했기 때문에 명분이 선다. 류현진은 2년 후 FA가 되어 포스팅 비용을 제외한 순수 몸값으로 다시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게 될 것이다. 
아울러 류현진이 포스팅을 통해 두둑한 이적료를 안긴다면 구단에게도 득이 된다. 한화 관계자는 "류현진의 입찰 금액으로 외국인선수와 FA 영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 물론 돈이 없어도 해야 할 일이지겠만 돈이 추가적으로 생긴다면 더 열심히 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구단이 내달 1일 곧바로 포스팅을 신청하는 것도 이 같은 계획을 염두에 두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 구단은 "정말 쉽지 않은 어려운 결정이었다"고 했다. 5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하고, 최근 4년 사이 3번 최하위에 그친 한화로서는 에이스를 떠나보내는 게 어려웠다. 하지만 다각적으로 검토한 끝에 류현진을 보내며 명분과 실리를 모두 챙길 수 있게 됐다. 통큰 결정으로 신용과 의리라는 그룹 사훈도 증명했다. 
waw@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