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단계 진화한 모습이다. '악동' 원이삭(18, 스타테일)이 연일 승전보를 날리고 있다. 승리에 굶주린 전사의 모습으로 타이틀에 도전할 만한 경기력을 선보이며 상대들을 모두 잠재우고 있다.
원이삭은 지난 29일 서울 신정동 곰TV스튜디오에서 열린 '핫식스 GSL 2012 시즌5' 32강 A조 경기서 최성훈(프라임)과 김경덕(MVP)을 각각 2-1, 2-0으로 제압하고 조1위로 16강에 안착했다. 첫 상대였던 최성훈에게 2세트를 내준 것을 빼면 딱히 흠잡을데 없는 경기력. 취약하다고 평가받던 프로토스전에서는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불멸자와 뛰어난 수 읽기로 완승을 연출하며 프로토스 능력이 달라졌음을 피력했다.
승격강등전서 구사일생으로 코드S 티켓을 거머쥐고 지난 27 LG IM GSTL서 올킬을 기록하며 상승세를 달리고 있는 그였지만 그만큼 경기를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사실 이날 GSL 코드S 32강 A경기는 원이삭에게는 부담스러운 경기였다.

하지만 원이삭은 작심한듯 다양한 전술로 상대들을 요리했다. 코드S 잔류에 성공한 뒤 이번 시즌 콘셉트를 "동료들의 복수"라고 단언하며 우승까지 달리겠다는 의지를 보인만큼 평소 운영 방법 보다는 다양한 전략과 한층 단단해진 수비력을 보여주며 자신의 말이 허언이 아님을 입증했다.
특히 이날의 하이라이트는 프로토스전서 완승을 거둔 승자전. 그 동안 원이삭의 발목을 붙잡았던 프로토스전이었지만 이날 원이삭은 평소 성급하게 상대방을 밀어붙였던 자신의 스타일 대신 상대의 공격을 받아 넘긴 다음 제압하는 강약 조절을 보였다. 승자전 2세트서 상대의 암흑기사(다크 템플러) 공격을 기막히게 예측하며 요리한 것은 단연 백미였다.
경기 후 원이삭은 "지난 승격강등전과 GSTL을 거치면서 한층 성장한 느낌이 든다. (최)성훈이형에게 1세트를 내준게 아쉬울 뿐"이라고 강한 자심감을 드러내면서 "16강에서 지명권이 생긴다면 이정훈 정윤종 박수호 등 죽음의 조를 꾸리고 싶다"고 선언했다.
승승장구를 거듭하며 우승을 꿈꾸고 있는 '악동' 원이삭. 그가 어디까지 치고 올라갈지 기대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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