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수난시대…최근 2년 8구단 전원 퇴진
OSEN 고유라 기자
발행 2012.10.30 16: 15

양승호 롯데 자이언츠 감독이 예상을 깨고 사퇴를 결정했다.
롯데는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양 감독이 지난 24일 배재후 단장을 만나 사퇴 의사를 밝혔다고 전했다. 구단은 양 감독의 의사를 받아들여 30일 사퇴를 처리했다. 양 감독은 2011년 롯데를 맡은 뒤 계약 기간 3년을 채우지 못하고 지휘봉을 놓게 됐다.
사퇴의 모양새가 됐지만 롯데가 보도자료에서도 밝혔듯이 양 감독의 사임 이유는 성적 때문이다. 장병수 롯데 사장은 지난 1월 시무식에서부터 "20년간 우승하지 못했다. 강산이 두 번이나 바뀌었다. 창피하고 남사스러운 일인데 반드시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우승의 한을 풀어야 한다"고 소리높여 이야기하며 팀 성적을 요구했다.

양 감독이 유니폼을 벗으면서 올해 경질되거나 사퇴한 프로야구 감독은 한대화 전 한화 감독, 김시진 전 넥센 감독 등 3명이 됐다. 3명 다 성적 부진을 이유로 계약 기간을 다 채우지 못하고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기간을 최근 2년으로 확대하면 1군에 있는 8개 구단 감독이 모두 한 번씩 바뀌었다.
가장 먼저 2010 시즌 후 선동렬 현 KIA 감독이 삼성 감독직에서 물러났다. 이어 2011년 6월 김경문 전 두산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사퇴했다. 김성근 현 고양 원더스 감독은 그해 8월 SK 구단과의 마찰을 이유로 시즌 후 사퇴를 표명했다가 중도 경질됐다.
이어 2011시즌 종료를 한 경기 앞두고 박종훈 전 LG 감독이 유니폼을 벗었다. 시즌 후에는 조범현 전 KIA 감독이 물러났다. 올해는 김시진, 한대화 전 감독이 시즌 종료를 얼마 남기지 못하고 해임됐다. 이로써 2년 간 모든 구단의 감독이 대부분 성적 부진을 이유로 감독직에서 물러나거나 해고됐다. 그 중 계약 기간을 모두 채운 감독은 아무도 없다.
롯데는 특히 24일 면담 후 배 단장이 "양승호 감독의 사퇴설이 나오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면담에서는 아시아시리즈 엔트리와 내년 시즌 구상에 대해 상의했다"고 밝혔음에도 불구하고 약 일주일 만에 사퇴로 이야기를 바꾸면서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됐다.
최근 프로야구 감독은 성적에 목숨이 달린 '독이 든 성배'가 됐다. 프로야구 흥행이 계속 되면서 존경 받는 자리가 되고 있으나 그보다 구단과 팬에 성적 압박을 받는 위치에 놓인 것이다. 한 경기 한 경기에 목을 매는 치열한 경쟁 속에서 프로야구 선수들의 '로망'이었던 감독들이 성적책임의 굴레를 뒤집어쓰고 수난을 당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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