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사이드 다운', SF판 견우직녀라니...놀랍고 신기하다
OSEN 정유진 기자
발행 2012.10.31 08: 50

[OSEN=정유진 인턴기자]옛날 하늘나라에 소몰이 견우와 베짜는 직녀가 살았다. 너무 깊은 사랑에 빠진 견우와 직녀는 옥황상제의 화를 사게 되고 끝내 헤어지게 된다. 일 년에 단 한 번 까마귀와 까치들이 만들어주는 오작교 위에서만 잠깐 얼굴을 볼 수 있을 뿐이다.
영화 '업사이드 다운'은 가상공간에서 벌어지는 SF판 견우직녀 이야기다. 푸른 하늘 은하수를 사이에 두고 서로를 바라보는 견우-직녀처럼  두 주인공 아담(짐 스케터스 분)과 에덴(커스틴 던스트)은 하늘이 맞닿은 두 세계 사이에서 불꽃같은 사랑을 나눈다.
영화의 공간은 서로 반대방향으로 중력이 작용하는 가상의 두 세계다. 에덴은 부유한 '상부세계', 아담은 가난한 '하부세계'에 속한 사람이다. 이들은 우연히 비밀의 숲에서 만나 연인이 된다. 그러나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하는 사람들이 만나는 것은 불법. 특히 이들이 속한 사회는 기업이 세상을 다스리는, 경직된 디스토피아다.

둘은 하늘과 하늘이 가장 가깝게 맞닿은 비밀의 숲에서 무중력 데이트를 즐기다 경찰에 들켜 강제로 헤어지게 되고, 이후 서로의 생사를 알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담은 우연히 텔레비전을 보다 거대 기업 '트랜스월드'에서 일하고 있는 에덴을 보게 되고, 그녀를 찾아 상부세계로 들어갈 궁리를 한다.   
이들의 오작교는 '트랜스월드'다.'트랜스월드'는 하부세계의 기름을 싼 값에 사서 상부세계에 비싼 값으로 파는 기업의 이름이다. 회사의 본사는 두 세계 중 유일하게 상부세계와 하부세계를 완벽하게 연결하는 건물이고, 상부세계와 하부세계 사람들이 거꾸로 앉아있는 서로를 바라 보며 함께 일하는 장소다.
영화는 아담이 트랜스월드에서 에덴을 찾고, 반대로 작용하는 중력 때문에 몸이 불타는 것까지 무릅쓰며 상부세계로 뛰어들어 사랑을 쟁취하는 과정을 그렸다.
이야기와 이야기를 연결하는 고리가 아쉽긴 하지만, 에덴을 만나는 아담의 여정을 신비로운 배경 속에서 긴장감있게 그려졌다. "사랑은 중력보다 강하다(Love is stronger than gravity)"라는 아담의 대사처럼 세계와 차원을 뛰어넘는 영원하고 변함없는 사랑을 그렸다.
더불어 가상세계를 다루는 만큼 큰 스케일로 신비로움을 부각시키는 장면들이 시선을 사로잡는다. 몸에 추를 달고 상부세계에 들어간 아담이 중력의 차이로 몸에 불이 붙자 물에 뛰어들어가 추를 벗은 뒤 공중으로 떠올라 하부세계로 다시 빨려들어가는 장면이 압권이다.
그 밖에도 아담과 에덴의 무중력 키스신, 거꾸로 마시는 칵테일 장면, 신비로운 안티에이징 크림 시연 장면 등이 SF 영화 관객들을 만족시킬만한 다채로움을 선보인다. 오는 11월 8일 개봉. 12세 관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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