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광해, 왕이 된 남자'(이하 광해)가 제 49회 대종상 영화제에서 15관왕에 오르며 시상식을 한 마디로 '광해 특집', '광해의 축제'로 만들었다.
30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홀에서 배우 신현준과 김정은의 MC 호흡으로 제 49회 대종상 영화제 시상식이 진행된 가운데, 이날 '광해'는 최우수작품상을 비롯해 총 15개 부문의 상을 싹쓸이 하며 천만 관객돌파로 흥행 뿐 아니라 그 작품성도 인정받았다.
추창민 감독은 감독상을 수상했고 주연배우 이병헌은 남우주연상과 인기상을 거머쥐며 2관왕에 올랐다. 류승룡은 조연상을 차지했다. 이외에도 의상상, 미술상, 음악상, 음향기술상, 조명상, 편집상, 기획상, 시나리오상, 촬영상, 영상기술상을 수상, 총 23개 부문에서 15개의 상의 영예를 얻었다.

'광해'는 조선 광해군 8년, 독살 위기에 놓인 왕 광해를 대신해 왕 노릇을 하게 된 천민 하선이 왕의 대역을 맡게 되며 벌어지는 이야기로 역사에서 사라진 15일간의 숨겨진 이야기를 그린 영화. 데뷔 이래 21년 만에 사극에 처음 도전하고 코믹한 광대 하선, 상반된 두 캐릭터를 소화하는데 성공한 배우 이병헌은 최민식('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 황정민('댄싱퀸'), 안성기('부러진 화살') 등 쟁쟁한 후보들을 물리치고 주연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광해'가 이렇게 전무후무한 15개 부문 싹쓸이라는 수상 행진을 이어가는 도중 쟁쟁한 경쟁을 펼칠 것으로 예상됐던 '피에타'는 예상보다 저조한 성적을 거뒀다.

'피에타'는 앞서 열린 제 32회 영평상에서 최우수작품상과 여우주연상, 감독상 등 총 3개 부문에서 수상에 성공했다. 여기에 뒤이어 대종상에서 역시 최우수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등 주요부문을 포함한 총 6개 부문에서 이름을 올려 영평상에 이어 최다부문 수상까지도 점쳐졌다. 하지만 이날 여우주연상(조민수)과 심사위원 특별상(김기덕 감독) 등 2개의 상을 가져가는 데 그쳤다.
그런가하면 '광해'보다 먼저 1000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화제작 '도둑들'은 1개 부문 수상에 머물렀다. 여우조연상(김해숙)1개 부문 후보에 올라 이 부문의 상을 가져간 것. 대중성은 '광해'와 마찬가지로 어떤 영화보다 인정받았지만 영화제에서는 희비가 교차되는 모습이었다.
한편 이번 시상식은 투표로 작품을 선정한 기존의 제도를 벗고, 최고 10점부터 최하 5점까지 점수화 시켜 평가를 내리는 방식을 도입, 항상 문제시됐던 '공정함'을 최우선으로 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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