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박지언 인턴기자] 블록버스터 신작 '업사이드다운'은 화려한 이미지와 감각적 스토리로 판타지 로맨스를 꿈꾸는 이들의 욕구를 충족시키는 수작이다. 영화는 청춘 남녀의 지고지순한 사랑이라는 멜로의 기본원칙을 충실히 따라가면서, 다른 한 편으로 거대기업의 자본 독식과 인종 간 빈부 격차로 인한 서스펜스를 곁들여 흥미를 더했다.
SF 판타지 '업사이드다운'은 처음부터 특별한 법칙을 전제로 한다. 서로 다른 중력이 존재하는 두 개의 세계는 거꾸로 맞닿은 채 각자 자신의 세상을 벗어날 수 없고 다른 세계와 접촉하는 순간 불 타버리는 게 영화 속 이중 중력의 법칙이다.
이러한 기발한 상상력을 통해 두 세계는 부유한 상부국과 빈곤한 하부국으로 철저하게 나뉘어 아래로 내려갈 수도, 위로 올라갈 수도 없다. 현실에서 이런 경계가 상대적이고 은밀하게 보였다면 영화에서는 명확하게 두 세계의 선을 긋고 있다.

영화에서 이 법칙을 유일하게 거스르는 것은 주인공 남녀의 사랑이다. 하부의 세계의 아담과 상부 세계의 에덴은 두 세계가 가장 가까이 맞닿은 비밀의 숲에서 우연히 만나 사랑을 키운다. 이들은 밧줄 한 가닥에 몸을 맡긴 채 세계를 뛰어넘고 격정적인 공중 키스를 선보이며 기막힌 판타지 로맨스를 보여준다.
하지만 오래지 않아 주인공 남녀의 사랑은 두 세계의 경계를 지키려는 국경 수비대에 의해서 제지당한다. 여기서 아담은 유일한 가족을 잃었고 에덴은 기억을 잃었다. 그렇게 10년이란 세월이 지나고 아담은 우연히 '트랜스월드'에서 일하고 있는 에덴을 보고 상부국으로 들어갈 방법을 모색한다.
영화 속 상부국은 고층 건물과 휘황찬란한 빛이 가득하고 하부국은 시종일관 잿빛이다. 아담이 속한 어두운 하부국에서 유일하게 빛나는 물체는 신비로운 '분홍물질'이다. 아담은 출입하기조차 쉽지 않은 트랜스월드에 상업적 가치가 인정되는 ‘분홍물질’을 가지고 당당히 입성한다.
트랜스월드는 상부국과 하부국을 이어주는 통로로, 하부의 기름을 가져다가 상부에 싸게 팔면서 이득을 챙기는 대기업이다. 또한 쇼타임 이라는 제도를 통해 필요 능력을 소진한 직원들은 상̇̇⋅하부에 관계없이 인정사정없이 내치며 잔혹한 거대기업의 횡포를 드러내는 상징적 존재이다.
영화의 후반부 아담의 꼬마 친구는 아담에게 상층부는 잘 살기 때문에 지상낙원이냐고 묻는다. 하지만 아담은 “거기는 돈은 많지만 낙원은 아니다”고 답한다. 영화는 아담과 에덴이 사랑을 되찾아가는 과정을 신비롭게 묘사하며 물질적 부와 관계없이 사랑하는 이와 함께 하는 곳이 지상 낙원이라는 진리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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