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달은 부상 악재 속에 '에이스' 최진수(23)까지 잃은 오리온스가 희망의 찬가를 울리고 있다.
고양 오리온스는 지난 30일 고양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울산 모비스와 KB국민카드 2012-2013시즌 프로농구서 울산 모비스를 66-62로 제압하며 3연승의 휘파람을 불었다.
고전이 예상됐다. 최진수가 왼쪽 어깨 탈골로 전열에서 이탈하며 3주 진단을 받았다. 최진수는 지난 28일 서울 삼성과 경기서 루즈볼을 다투다 착지 과정에서 왼쪽 어깨가 먼저 떨어지며 아찔한 부상을 입었다.

이날 오리온스의 상대는 양동근, 함지훈, 문태영, 김시래가 버틴 모비스였다. 더군다나 최근 3연승의 상승세에 상대전적서도 7연패의 악몽을 안긴 난적이었다.
우려는 기우에 불과했다. 무릎 부상에서 돌아온 테렌스 레더가 희망을 노래했다. 22분간 뛰며 14득점 9리바운드 3어시스트 3스틸 2블록의 팔방미인 활약으로 승리를 도왔다.
레더는 이날 2쿼터까지 6분여를 뛰며 5리바운드를 잡아냈지만 무득점에 그쳤다. 전태풍과 찰떡 호흡을 선보이며 3쿼터부터 폭발했다. 2대2 투맨 플레이를 구사할 때마다 모비스의 그물을 출렁였다.
미들 슛은 고감도 적중률을 자랑했고, 본인이 막힐 때는 외곽으로 공을 돌려 결정적인 순간에 외곽포가 터질 수 있도록 도왔다. 수비도 3스틸, 2블록으로 제 몫을 다했다. 70~80%의 무릎으로 완전치 않은 상태에서 이만하면 성공적인 복귀전이다.
"8경기 동안 앉아서 지켜보는 것이 힘들었다"는 레더의 말처럼 코트에서 간절함과 절실함을 보였다. 레더는 "아직 정상적인 몸이 아닌데 앞으로 더욱 좋아질 것이라 믿고 있다. 재활을 꾸준히 한다면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을 품었다.
발목 부상을 안고 경기에 나선 김동욱도 에이스다운 존재감을 뽐냈다. 지난 시즌 최진수와 함께 오리온스를 이끌었던 김동욱은 이날 최진수의 공백을 메우며 18득점(3점슛 4개) 5리바운드로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그간 부상 악재로 예년만큼의 슛감각을 보이지 못했던 김동욱은 1라운드 마지막 경기서 부활의 신호탄을 쐈다. 도우미는 역시 레더였다. 김동욱은 "레더가 돌아오면서 상대 수비가 그쪽으로 많이 몰리다보니 나한테 득점 찬스가 더 많이 생기고, 슛을 하기도 더 수월하다"며 레더의 복귀를 반겼다. 둘은 이날 종종 투맨 플레이도 선보이며 향후 활약을 예고했다.
최진수의 부상 공백을 잘 메운 김승원과 고비 때마다 한 방을 터트린 정재홍의 존재도 오리온스에는 더없이 중요한 자원이다. 정재홍과 김승원은 공격뿐만 아니라 상대 에이스인 양동근(3점)-함지훈(9점)을 꽁꽁 묶으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다. 향후 활약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도 "수비에서 재홍이가 (양)동근이를 봉쇄하고, 승원이가 (함)지훈이를 잘 막아줘 굉장히 큰 도움이 됐다"고 엄지손가락을 들어올렸다.
빡빡했던 일정도 다소 숨통이 틔었다. 10개 구단 중 1라운드를 가장 먼저 마감한 오리온스는 평균 이틀에 한 번 꼴로 경기를 치렀다. 하지만 2라운드서는 숨을 고를 수 있다. 첫 경기는 내달 3일에 열리고, 그 다음 경기는 7일, 10일, 14일이다. 3~4일의 비교적 여유가 있는 일정이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도 "1라운드를 먼저 마감했다. 그만큼 타이트한 일정이었다"며 "진수와 (조)효현이가 부상인데 이정도 성적이면 만족한다. 2라운드 일정에 여유가 생겼으니 진수와 동욱이도 몸관리를 하면서 게임 운영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기쁨을 표했다.
잇달은 부상 악재 속에 첫 단추를 기대 이상으로 잘 뀄다. 최진수-김동욱-레더라는 각각의 구슬을 하나로 꿰지 못했음에도 불구, 선수단이 하나로 똘똘 뭉쳐 6승 3패의 호성적을 거뒀다. 최진수가 부상으로 잠시 코트를 떠나 있지만 오리온스는 여전히 희망 찬가를 흥얼거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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