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S] 'ERA 1.69' 윤희상의 가을에이스 도전
OSEN 박현철 기자
발행 2012.10.31 06: 17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 1승 1패 평균자책점 1.69. 오히려 운이 없었다고 봐도 될 정도로 충분히 자기 몫을 확실히 해낸 새로운 가을 남자다. 프로 데뷔 9년차 시즌 생애 첫 한 시즌 10승을 거두며 이제는 에이스로 우뚝 선 윤희상(27, SK 와이번스)이 포스트시즌 2승과 한국시리즈 첫 승에 도전한다.
올 시즌 윤희상은 팀 내 선발진 중 로테이션 한 번 거르는 일 없이 꼬박꼬박 출석체크하며 28경기 10승 9패 평균자책점 3.36으로 맹활약했다. 데뷔 첫 한 시즌 10승인데다 생애 첫 올스타전 출장까지 성공하며 이제는 자타가 공인하는 팀의 선발 에이스로 우뚝 선 윤희상이다. 2004년 2차 지명 전체 3순위로 지명되었으나 어깨 부상 등으로 불운했던 유망주의 가능성이 현실이 된 윤희상의 2012시즌이라고 볼 수 있다.
1군 주력투수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포스트시즌도 지난해부터 비로소 출장하기 시작한 윤희상이지만 성적만큼은 뛰어나다. 지난해 KIA와의 준플레이오프서부터 기회를 얻은 윤희상의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성적은 5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1.69. 경기 당 평균 2점도 내주지 않은 투수가 5경기에서 1승 밖에 올리지 못했다는 것이 오히려 불운해 보일 정도다.

지난해 10월 12일 KIA와의 준플레이오프 4차전에서 선발로 나서며 데뷔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 나섰던 윤희상. KIA가 상대 선발로 인창중 1년 후배이자 국내 최고 우완 중 한 명인 윤석민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윤희상은 6⅔이닝 6피안타 무실점으로 데뷔 첫 포스트시즌 등판에서 승리를 따냈다. 이 승리로 SK는 롯데와의 플레이오프에 진출했고 삼성과의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하며 2000년대 말부터 이어진 강호 이미지를 구축했다.
그러나 첫 경기 승리 이후 윤희상은 불운한 에이스가 되고 있다. 지난해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했으나 갑작스러운 어깨 통증으로 인해 1이닝 만에 강판하는 아픔을 겪었던 윤희상은 지난 24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한국시리즈 1차전에 선발로 나섰으나 8이닝 3실점 완투패로 개인 통산 포스트시즌 2패째를 떠안았다. 분명 호투를 펼쳤으나 1회말 이승엽에게 내준 좌월 선제 투런이 결정적이었다.
"완투가 사실 쉬운 것은 아니잖아요. 그래도 어쨌든 팀이 패해서 너무 아쉬웠습니다. 제 개인의 승리보다는 팀이 이겼으면 좋겠어요. 진짜 제 승리 욕심은 없습니다. 다음 경기 출장 기회가 온다면 시즌 때처럼 그대로 등판을 준비해야지요".
윤희상의 가장 큰 장점은 140km대 후반의 빠른 직구에만 의존하는 투수가 아니라는 점. SK 선발진에서 윤희상은 가장 다양한 구종을 구사한다는 평을 받는 투수다. 1차전에서도 직구 최고 구속이 145km 정도에 그쳐 평소보다 느린 편이었으나 포크볼을 섞으며 완급조절투로 완투까지 해낸 바 있다.
"주위에서 구위를 떨어뜨리지 않게 하려면 직구 위주로 던져야 한다는 조언을 해주세요. 그래도 사실 새로운 구종을 익히고 실전에서 던지는 것이 재미있습니다. 애초에 직구 구위를 떨어뜨린다는 구종은 배우려는 생각을 하지 않고 있고요. 저 뿐만 아니라 다른 투수들도 저마다 변화구 주무기를 갖고 있는 걸요. (정)우람이는 체인지업, (송)은범이형은 슬라이더 이런 식으로요". 아직도 무언가를 배운다는 것에 보람과 재미를 느끼는 선발 주축 윤희상이다.
1차전 완투패는 여러모로 뜻 깊었다. 선수 본인도 완투까지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함양한 경기였고 무엇보다 1차전 처음부터 끝까지 마운드를 지킨 덕택에 승리 계투진이 휴식을 취하며 3,4차전 대반격에 보탬이 될 수 있었다. 이기지 못했을 뿐 공헌도는 확실했던 윤희상이 이번에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 승리로 더 환하게 웃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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